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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김우진, 한국 양궁 첫 세계선수권 3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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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리커브 전 종목 석권… 장민희 女개인전 金, 안산은 銅

조선일보

김우진이 27일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양크턴에서 끝난 세계양궁선수권 남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흥을 내는 모습. /세계양궁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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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29·청주시청)은 양궁 대표팀을 넘어 세계 최고 궁사로 꼽힌다. 박채순 대표팀 총감독은 올해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우진이는 재능이 타고난 데다 다른 선수보다 매일 100발 이상 더 쏠 정도로 노력도 많이 한다. 전성기를 맞았는데도 긴장을 풀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올림픽에선 불운했다. 처음 나간 2016 리우 올림픽 당시 그는 세계 랭킹 1위였다.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걸었지만 개인전 32강에서 탈락했다. 올해 도쿄올림픽도 비슷했다. 단체전 2연패(連覇)를 이루고도 개인전 8강에서 떨어졌다. 올림픽 2대회 연속 전 종목 석권도 물 건너갔다. 아쉬움이 클 법했지만 김우진은 “그게 삶이 아니겠느냐. 어떻게 해피엔딩만 있겠느냐”며 달관한 모습을 보였다.

도쿄서 짐을 싼 지 약 두 달 만에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양크턴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렸다. 김우진은 지난 25일 ‘도쿄 3관왕’ 안산(20·광주여대)과 나간 혼성과 도쿄 멤버 오진혁(40·현대제철), 김제덕(17·경북일고)과 다시 합을 맞춘 남자 단체 정상에 섰다. 27일 대회 최종전인 남자 개인 결승에서도 마르쿠스 다우메이다(브라질)를 세트 스코어 7대3으로 꺾고 세계선수권 사상 첫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2011년, 2015년 대회에서 개인·단체 2관왕에 올랐지만 혼성엔 출전하지 않았다. 대표팀은 김우진을 앞세워 2009년 울산 대회 이후 12년 만에 세계선수권 통산 네 번째 리커브 전 종목 석권을 달성했다. 2011년 혼성 도입 후 금메달 5개 모두를 따낸 것도 처음이다.

김우진은 충북체고 3학년 때 처음 국가대표가 돼 그해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개인·단체 2관왕에 오르며 ‘신궁’ 소리를 들었다. 3명에게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2012 런던올림픽 선발전에서 4위에 그치며 쓴맛을 봤다. 이후 60여 명이 나온 전국체전에서 55등을 할 정도로 슬럼프를 겪었지만, 연습량을 늘리며 기량을 회복했다.

올해 12월 결혼을 앞둔 그는 세계선수권 3관왕이 되고도 담담했다. “경기 하나가 끝났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선수 생활 계속할 건데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이전 경기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겁니다.”

앞서 열린 여자 개인 결승에선 장민희(22·인천대)가 정상에 올랐다. 세계선수권에 처음 나선 장민희는 지난 25일 강채영(25·현대모비스), 안산과 나선 여자 단체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8강전을 슛오프(연장전) 접전 끝에 이긴 장민희는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와 벌인 준결승도 1~3세트 모두 비기며 살얼음 대결을 이어갔다. 4세트를 가져가며 승기를 잡았고 6대4로 이겼다. 결승에선 케이시 코폴드(미국)를 6대0으로 완파했다. 장민희는 “8강전에서 긴장을 많이 해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동료 조언을 듣고 기본기를 생각하며 집중했는데 우승해 기분이 좋다”고 했다. 개인전 준결승에서 코폴드에게 져 금 대신 동메달을 목에 건 안산은 “단체전 우승 목표를 이뤄 기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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