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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글픈 노년… 58% “스스로 생활비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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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0 인구주택 총조사’

“자녀 도움받고 있다”는 고령층, 2015년 16.3%서 작년 10.7%로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직장인 김모(35)씨는 5년 전부터 만나는 여자 친구가 있지만, 구체적인 결혼 계획은 없다. 그는 “여자 친구와 농담처럼 ‘(주택)청약 당첨되면 결혼하자’고 한다”고 했다. 27일 통계청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30대 남성의 50.8%(173만8000명)가 미혼으로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조혼인율(1000명당 혼인 건수)은 4.2건으로, 2013년 이후 8년 연속 매년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학력 높은 남성 미혼율 낮아, 여성은 반대

지난해에는 코로나 사태로 전체 결혼 건수가 줄어든 것도 미혼율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 지난해 결혼 건수는 21만4000건에 그쳐 2019년(23만9000건), 2018년(25만8000건)보다 줄어들었다.

조선일보

남아 선호 때문에 30여 년 전 유행한 태아 성감별의 후유증이라는 지적도 있다. 당시 신생아에서 남아 비율이 높았다는 것이다.

여성 교육 수준이 높아진 것이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 연령대를 기준으로 할 때 대학원 졸업 여성의 경우 22.1%가 미혼으로 나타났다. 2~3년제 대학교 졸업자 미혼율(16.5%)이나 4년제 이상 졸업자의 미혼율(20%)보다 높았다. 학력이 높은 여성일수록 미혼으로 남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높아지면서 결혼을 통해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 독신을 선호하는 여성 비율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6억이던 집값, 3년 만에 10억 돌파

하지만 30대 남성의 미혼율이 5년 만에 6.6%포인트 상승해 50%를 넘어선 상황을 다 설명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한국 청년층의 기록적인 미혼율의 주원인으로 높은 주택 가격을 꼽는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집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한 수준이 됐고, 결혼 자체에 회의적인 청년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KB리브온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2015년(1월 기준) 4억9283만원이었던 집값은 2018년 6억7613만원으로 오르더니, 올해 들어선 10억6108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9∼49세 미혼 청년층 94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31%가 ‘주거 불안정’을 결혼을 연기하거나 하지 않는 이유로 들었다. 응답자가 남성일수록 ‘주거 불안정’을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더 많이 꼽았다. 주거 불안정 다음은 ‘불안정한 일자리’(27.6%)라고 했다.

◇”스스로 생활비 마련” 고령층은 증가

고령층은 점차 자녀 부양에 기대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생활비를 본인이 스스로 마련하는 사람이 전체의 57.7%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인 2015년(49.7%)보다 8%포인트 늘었다. 반면 자식이나 국가의 도움은 줄었다. 지난해 고령자 생활비 원천 비율을 보면 자녀 도움은 10.7%,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는 11.1%였다. 2015년에는 자녀의 도움이 16.3%, 국가·지자체의 보조가 13%였다. 고용 감소 등으로 고령층을 부양할 장년층 자녀들의 소득도 넉넉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직접 일하거나 사업을 해 생활비를 만드는 고령자 비율이 증가했다. 고령자 중 생활비를 본인과 배우자의 직업을 통해 벌어 쓴다는 경우가 26.8%로 가장 많았다. 2015년(23.4%)보다 3.4%포인트 상승했다. 통계청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고령층 진입’을 고령층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비율이 높아진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이 주된 수입의 원천이라고 밝힌 60대 이상은 2015년 9.2%에서 지난해 11.2%로 증가했다. 60대 국민연금 수령 계층이 대거 늘어나면서 다소 부족하지만 국민연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은퇴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김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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