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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재명측 “게임끝, 본선 직행 준비”… 이낙연측 “호남경선, 민심변화 덜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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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윤석열이 야당 후보 될것”

박빙 예측하며 與 지지층 결집 나서… 캠프 “이젠 경선갈등 수습 논의할때”

이낙연, 내주 슈퍼위크서 반전 모색

중도사퇴 묻자 “미안하지 않나” 발끈… ‘대장동 의혹’ 정부차원 조사 촉구도

동아일보

“큰 능선 넘었다”… 이재명 제주항 방문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7일 제주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6부두를 방문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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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호남 대첩’이 끝나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시선이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호남에서도 승리를 거둔 이 지사 측은 “결선 없이 곧바로 본선으로 가라는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중도사퇴론을 일축하며 남은 2, 3차 슈퍼위크에서 반전을 꾀하겠다는 각오다.

○ 이재명 “윤석열이 야당 후보 될 것”

민주당의 텃밭이자 이 전 대표의 정치적 기반으로 꼽혔던 호남에서 이겨 과반을 유지한 이 지사 측은 이제 본선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양상이다. 이 지사는 27일 제주를 찾아 지역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당) 후보가 될 것”이라며 “본선은 우리 쪽에서 누가 후보가 될지 모르겠지만 여야 일대일로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재명 캠프의 김병욱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미 게임은 끝났다”며 “(호남 경선에서) ‘결선 투표 없이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 이재명으로 가자’라고 투표를 했다고 해석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 측의 이런 분위기는 더 이상 이 전 대표와 공방을 벌이지 않고 본선 승리를 위한 여권 지지층 결집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여기에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이 우려했던 만큼 경선 표심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자체 판단도 작용했다.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정식 의원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장동 개발에 대해 국민의힘의 대대적인 정치공세와 경선 과정에서 이에 편승한 의혹 제기가 있었지만 현명한 권리당원과 지지자들이 확고한 신뢰와 지지를 보내줬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이재명 캠프는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감정의 골을 메우기 위한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호남이라는 민주당에서 가장 의미 있고 큰 능선을 넘어선 만큼, 이제는 본선을 ‘원팀’으로 치르기 위해 화합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해야 할 때”라고 했다. 최근 캠프에 합류한 이근형 전 당 전략기획위원장도 “지금부터는 작은 논쟁보다는 우리가 하나로 단결해 정권재창출을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장으로 경선판을 끌고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7년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57%를 최종적으로 받았는데 (이 지사가) 이 수치에 근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 사퇴 일축한 이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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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좁힐수 있다”… 이낙연 부산 행보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왼쪽)가 27일 부산 수영구 천주교 부산교구에서 손삼석 주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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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낙연 캠프는 호남 경선 결과에 대해 “이번 투표가 변화하는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민심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남은 2, 3차 슈퍼위크의 표심은 다를 것”이라고 했다. 약 80만 명의 선거인단이 포진한 2, 3차 슈퍼위크에서의 선전을 토대로 현재까지 벌어진 11만 표 차이를 충분히 좁힐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전 대표 역시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도사퇴론에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완주한다는) 이낙연 후보 의지에는 변함이 없나”라는 질문에 “그런 질문을 마구 하나, 미안하지 않나”라며 발끈했다. 이어 “민주당과 대한민국을 위해서 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의 김종민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광주전남에서 작은 차이긴 하지만 첫 승리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득표율을 들며 “(누적 득표율이 대략) ‘50 대 30’이라는 상황에서도 (광주전남에서) 동률이 나왔다는 것은 민주당 핵심 지지세력이 아직도 이낙연에 대해 경쟁적으로 보고 있다, 그런 취지로 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또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 설치도 촉구했다. 그는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의 질서가 정의냐 불의냐, 공정이냐 불공정이냐, 상식이냐 특권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라며 “모든 적폐를 완전히 청산하겠다”고 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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