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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법원, 강제징용 피해자가 압류한 미쓰비시 자산 첫 매각 명령···한·일관계 파장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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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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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가 도쿄 지요다구 미쓰비스중공업 본사 앞에서 일본 정부의 사죄를 호소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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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압류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상표권과 특허권에 대한 매각 명령을 결정했다. 한국 법원이 일본 전범기업 자산을 매각 명령 내린 것은 처음이다. 피해자 측이 실제로 자산 매각에 나설 경우 한·일 관계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지방법원 김용찬 판사는 27일 상표권 특별현금화명령 사건에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씨(92)와 김성주씨(92) 측과 미쓰비시 중공업 측에 미쓰비시중공업의 한국 내 상표권과 특허권을 매각할 것을 명령했다. 양씨와 김씨의 변호인 측은 “법원이 미쓰비시중공업 자산에 대한 매각을 허가한 것”이라면서 “채권자(피해자 측)가 요청하면 바로 매각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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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매각을 명령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상표.


매각 대상은 양씨가 압류한 상표권 2건과 김씨가 압류한 특허권 2건이다. 법원은 양씨 측과 관련해 미쓰비시중공업이 2015년 4월 15일 국내에 등록한 상표 2건(서비스표 등록번호 제0323955호, 서비스표 등록번호 제0323956호)을 매각하도록 명령했다. 김씨 측과 관련해서는 2012년 6월 25일과 2015년 2월 16일 특허결정이 난 특허권 2건(특허등록번호1183505, 특허등록번호 1521037)을 매각하도록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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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매각을 명령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국내 상표.


법원은 양씨와 김씨에 대해 이들 상표권과 특허권을 매각해 1명당 2억973만1276원을 확보하도록 했다. 이 중 1억2000만원은 양씨와 김씨가 당초 청구한 금액이고 나머지는 이자와 지연손해금 등이다.

양씨와 김씨 측은 조만간 상표권 매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양씨와 김씨 변호인 측은 “상표권과 특허권에 대한 감정평가를 바탕으로 가격을 산정한 뒤 경매를 붙이는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미쓰비시중공업 자산 매각이 본격화할 경우 한·일 관계는 더 얼어붙을 수 있다. 법원이 최근 미쓰비시중공업 거래 대금에 압류·추심 명령 결정을 내리자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 자산이 현금화되면 한·일 관계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수원지법 안양지원은 지난달 12일 미쓰비시중공업이 국내 기업인 LS엠트론에 대해 보유한 8억5310여만원 상당의 물품대금 채권에 대해 압류 및 추심명령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달 “구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과 관련된 사법 절차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일 (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 자산에 대한) 현금화가 이뤄진다면 일한(한일) 관계에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된다. 이는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씨 등 근로정신대 피해자 11명(생존 6명)은 2012년 10월, 2014년 2월, 2015년 5월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미쓰비시중공업 등 전범기업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후 2018년 11월∼12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피고 기업들은 배상 이행을 거부하며 대화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이에 양씨와 김씨 등은 특허청이 있는 대전지법에 미쓰비시중공업이 한국 내에서 소유한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에 대해 압류명령을 신청했고, 대전지법은 2019년 3월 이를 받아들였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압류조치가 부당하다며 항고했으나 지난 2월과 3월 각각 기각됐으며 대법원에서도 압류조치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온 바 있다.

윤희일 선임기자 · 강현석 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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