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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오징어게임’ 속 피해번호…지울 ‘노력’은 안해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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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해결 노력중” 밝혔지만

개인 번호 유출 피해 커지는데도

조치 없이 노출한 채 방영 이어가


한겨레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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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노출된 전화번호 때문에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이어지며 문제가 되고 있다. 노출된 전화번호와 같은 번호나 비슷한 번호를 쓰는 피해자들의 문제제기가 시작된 지 며칠이 지났지만, 넷플릭스 쪽은 27일 오전까지 이 번호를 고스란히 노출한 채 방영하고 있어 비판이 나온다.

<오징어 게임> 1, 2, 9회에는 게임에 초대하는 명함 속 전화번호가 화면에 등장한다. 지역번호나 010 등 휴대전화 앞자리는 없지만 8자리로 된 두가지 번호는 휴대전화 뒷자리로, 실제 사용자가 있는 번호였다. 일부 시청자들이 호기심에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면서 개인번호가 유출된 피해자들은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한다. 한 피해자는 <한겨레>에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쪽은 “현재 작품에 등장하는 번호의 소유주분들과 지속적으로 유선 통화 및 대면 미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개인번호 유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피해자들의 하소연이 여러 언론에서 기사화된 27일 오전까지도 이 번호들이 여전히 화면에 나오고 있는 탓이다.

넷플릭스 방영 작품들이 신중하지 못한 운영으로 지적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드라마 <디피>(D.P.)에서는 전역한 병장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편의점의 점주가 유통기한 지난 상품을 진열대에서 치우지 못하게 하는 장면에서, 편의점 브랜드인 ‘세븐일레븐’ 로고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세븐일레븐 쪽에서 원래의 취지와 다르게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항의하자, 해당 브랜드의 로고를 컴퓨터그래픽으로 편집하기도 했다. 또 국외 송출작의 번역 자막에서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표현하거나(<택시운전사>),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사냥의 시간>) 지적을 받았다.

이번 <오징어 게임> 전화번호 유출 사태에 대해 케이블 채널의 한 피디는 “이런 경우 피해자와의 원만한 해결은 물론이고,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화면 속 전화번호가 나오는 장면부터 번호를 흐릿하게 지우는 등 빨리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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