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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올해 지방 광역시 집값 상승률 1위는 대전…8달 만에 13% ‘쑥’ 30평대가 1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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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올 들어 지방 광역시 가운데 대전 아파트값이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대전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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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대전 아파트값 상승률이 지방 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를 통틀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30평대 기준 10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아파트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8월 대전 아파트값 상승률은 13.3%로 지방 5개 광역시와 세종시 가운데 가장 높다. 이어 부산 12.3%, 대구 8.9%, 울산 8.9%, 광주 7.1%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세종시 아파트값은 올 들어 상승세가 주춤하며 8.4% 오르는 데 그쳤다.

대전에서도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가팔랐던 곳은 유성구다. 올 들어서만 16.7% 뛰었다. 같은 기간 대덕구는 13.6%, 서구 13.2%, 중구 13.2%, 동구는 6.5%씩 올랐다.

대전은 지난해 6·17 대책에 따라 5구 중 대덕구를 제외한 동구, 중구, 서구, 유성구 4구가 투기과열지구로 묶였다. 1년 동안 집값 누적 상승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11.5%라는 이유에서였다. 규제 강도만 낮을 뿐, 대덕구도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다.

대전 모든 지역이 규제 지역이 되면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대전시 주택 매매 거래량이 확 감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한 달간 주택 6263채가 사고팔렸던 대전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직후인 7월(3693건), 8월(2323건) 매매 거래량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까지 매월 2000여건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특히 매매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유성구의 경우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지 4개월 후 매매 거래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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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파트값은 꺾이기는커녕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전용 84㎡를 기준으로 10억원 넘는 아파트가 이미 지난해부터 속출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11억~12억원에 신고가를 쓰는 아파트도 속속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유성구 도안신도시 내 ‘트리풀시티9단지’ 전용 101㎡는 지난 8월 12억2700만원에 실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1월 10억4500만원에 거래됐다가 9개월 만에 시세가 2억원 가까이 올랐다. 올 11월 입주 예정인 ‘대전아이파크시티2단지’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5월 11억7782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6월 실거래가(8억8930만원)보다 3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입주 30년이 돼가는 노후 아파트 시세도 새 아파트 못지않다. 서구 둔산동 ‘둔산크로바(총 1632가구)’ 전용 85㎡는 지난 8월 11억7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지난해 초 7억원대, 같은 해 6월만 해도 9억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던 아파트다. 이후 8억원 후반대~9억원 중반대 가격에 거래되던 이 아파트 시세는 지난 8월 단숨에 2억~3억원가량 더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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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구 아파트값, 올해만 16.7% 급등

▷‘아이파크2’ 11억·‘트리풀시티9’ 12억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전 아파트가 오르는 이유로 대전 원도심 내 신축 아파트 수요가 여전하다는 점을 꼽았다.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대전 원도심 신축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고, 구축 아파트 가격도 뒤따라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전의 2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 비중은 10가구 중 5가구가 넘어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높다. 노후 주거지가 늘어나면서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은 더욱 강해졌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대전 원도심에 구축 아파트가 많았는데 도심 재건축 사업을 통해 들어선 신축 단지 가격이 오르면서 주변 단지 가격도 함께 끌어올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매매 거래 자체는 줄었지만 아파트값 상승 주범으로 지목된 외지인과 법인 투자 거래가 감소했을 뿐 실수요는 여전하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6·17 대책이 발표된 6월만 해도 대전에서 매매 거래된 주택 중 외지인이 사들인 주택 비중은 26.3%에 육박했다. 아파트 4채 중 1채 이상은 대전에 살지 않는 사람이 사들였다는 얘기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외지인 아파트 매수 비율이 22.3%로 줄었다.

새 아파트 수요가 여전한 데 비해 공급은 주춤했던 점도 대전 집값에 영향을 미쳤다. 대전시는 올 초만 해도 연내 3만4945가구를 공급하겠노라 계획을 밝혔지만 올 8월까지 1965가구만 공급하는 데 그쳤다. 목표의 5.6%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30대 수요자가 매수에 적극 가담하면서 대전 아파트 몸값이 더 높아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대전에서 30대의 아파트 거래량은 총 3132건으로, 전통적 큰손인 40대(2882건)와 50대(2346건)를 훌쩍 뛰어넘었다. 30대 아파트 거래 비중이 40대를 넘어선 지역은 전국에서 서울, 수도권 일부 지역과 부산, 울산뿐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대전에서는 새 아파트가 공급될 때마다 서울 못지않은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대전에서 두 번째로 분양을 진행한 ‘대덕 브라운스톤(총 910가구)’은 특별공급을 제외한 168가구를 모집하는 데 4873명이 몰리면서 평균 29.1 대 1 경쟁률 끝에 청약을 마감했다. 아파트 대체재로 통하는 주거용 오피스텔도 인기였다. 지난 8월 현대건설이 대전광역시 유성구 용계동 일원에 선보인 ‘힐스테이트 도안 퍼스트’ 역시 총 433실 모집에 청약통장 5967개가 접수되며 평균 13.78 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전용 84㎡ 타입은 거주자 우선 공급으로 86실을 모집했는데 3238명이 몰리며 37.6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새 아파트 분양이 임박한 곳도 수요자 관심이 높다.

우선 지난 9월 24일 대전 동구에서는 대성지구 도시개발사업구역에 들어서는 ‘은어송 하늘채 리버뷰’가 1순위 해당 지역 청약 접수를 시작으로 분양 일정에 돌입했다. 지하 2층~지상 33층, 8개동, 전용 59~84㎡ 총 934가구가 들어서는 아파트로 홈플러스, CGV, 패션아일랜드, LF팩토리 아울렛, 동구청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가 가깝다.

이어 10월에는 대전 서구 용문동에서 포스코건설과 계룡건설이 손잡고 ‘용문 더샵리슈빌(가칭)’을 공급한다. 용문1·2·3구역을 재건축해 전용 48~99㎡ 아파트 총 2763가구를 짓는 단지다. 단지는 대전 지하철 1호선 용문역이 가 깝다. KTX 호남선 서대전역과 KTX 경부선 대전역, 대전복합터미널 등도 이용하기 쉽다.

같은 달 용두동1구역을 재개발하는 ‘대전하늘채엘센트로’ 분양도 이어진다. 대전 지하철 1호선 오룡역과 가까운 입지로 지하 2층~지상 33층 총 5개에 전용 39~84㎡ 총 474가구가 들어선다. 이 가운데 전용 59~84㎡ 304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청약 가점이 높지 않다면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물량을 눈여겨볼 만하다. 포스코건설이 9월 도안신도시에서 전용 84㎡ 총 308실 규모 ‘더샵 도안트위넌스’를 분양할 예정이다. 2027년 개통 예정인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노면전차)이 단지 바로 앞을 지나며 단지가 도안대로, 동서대로와 맞닿아 있어 대전 전 지역으로 이동하기 수월하다.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거주지 제한,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청약할 수 있다. 재당첨 제한도 적용받지 않는다.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7호 (2021.09.29~2021.10.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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