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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내 월급, 곽상도 아들 수준인데 퇴직금 100배 차이” 2030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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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

곽상도 아들 입장문, 논란에 ‘기름’

“아버지 소개로 화천대유 입사”

‘아빠 찬스’ 문제의식조차 없어


한겨레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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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박아무개(32)씨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원을 수령했다는 곽상도 무소속(전 국민의힘)의원 아들 곽아무개(31)씨가 지난 26일 낸 입장문을 보고 짜증이 났다고 했다. 300만원을 월급으로 받는다는 곽씨와 월급이 비슷한 박씨는 “내 예상 퇴직금은 곽씨와 100배 차이가 난다”고 허탈해 했다. “전국에 있는 수많은 회사원은 곽씨처럼 열심히 안 해서 이렇게 살고 있는 건가요. 저도 10년째 투잡 없이 회사에만 올인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말 같지 않은 입장문으로 더 화가 나요.”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 사건에서 곽 의원의 아들이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평범한 직장인들과 비슷한 나이대의 2030들이 허탈함과 박탈감을 호소한다.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진정한 파이어족(경제적 자립·조기퇴직)이다”, “(퇴직금 50억원 주는) 이런 회사에 나도 취직하고 싶다” 등 ‘퇴직금 50억원’의 비현실성을 꼬집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특히 2030 직장인들은 곽씨가 ‘아빠 찬스’에 대해 전혀 문제로 느끼지 못하는 점에 분노했다. 곽씨는 입장문에서 아버지인 곽 의원의 소개로 화천대유에 입사했다고 밝혔다. 직장인 김아무개(29)씨는 “일반인들도 회사에 모든 걸 갈아넣고 있는데, 그렇게 치면 왜 다른 사람들은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못 받나? 도대체 어떤 기업이 퇴직금으로 50억원을 주느냐”며 “말 같지도 않은 소리처럼 느껴져서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온라인에는 30대 그룹 전문 경영인 퇴직금 현황 자료에 곽씨 아들이 상위권에 있다고 표시한 풍자 이미지가 공유되고 있기도 하다.

“저는 주식, 코인에 올인 하는 것보다 화천대유에 올인하면 대박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이 회사에 모든 것을 걸었다”는 곽씨의 입장문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이들도 많다. 올해 직장인들 사이에서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열풍이 불었는데 이는 근로소득으로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이들이 불안감에 뛰어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지난해부터 매달 월급 350만원 중 50만원씩 주식 투자를 하기 시작한 직장인 김아무개(31)씨는 “부동산은 꿈도 못꿀 정도로 올라 겨우 할 수 있는 재테크로 주식을 하고 있는데, 주식·코인은 요행을 바라는 거고 ‘특권 취업’은 당당한 것이냐”며 씁쓸해했다. 직장인 김아무개(30)씨는 “모든 회사원들이 코인이나 주식을 하는 것도 아니다. 하루 벌어 하루 살기 바쁘고 종잣돈이 없어서 그런 투자도 못한다”고 ‘대박의 꿈’도 아무나 꿀 수 있는게 아니라고 토로했다.

한편, 곽씨에게 산재위로금을 지급했다는 화천대유 관계자들의 말도 도마에 오른다. 일반 기업에서 노동자의 산재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위로금으로 주는 경우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화천대유 쪽은 ‘50억원’에 대해 “퇴직금 3천여만원, 성과급 5억원, 산재위로금이 44억원을 합쳐 50억원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실명하거나 팔 다리가 크게 다쳐도 50억은 못 받을 텐데”, “한국 기업들이 이렇게나 노동자에 따뜻한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니” 등의 냉소적인 반응이 나온다.

한겨레

곽상도 무소속(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 26일 낸 입장문. 곽상도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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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지 이주빈 서혜미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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