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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거래에 ‘손피(세금을 제외한 프리미엄)’까지 확산… 커지는 무주택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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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격은 손피 반영이 안 된 거라 실제는 더 비싸요.”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18일 경기도 양평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아파트 분양권 매수 의향이 있다고 밝히자, 중개사로부터 이 같은 답이 돌아왔다. 그는 “분양권 자체가 귀한 데다, 매도자들이 프리미엄을 계속 올리는 분위기라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다”면서 “손피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손피는 매도자가 세금이나 각종 비용을 모두 제외하고 실제로 손에 쥐는 프리미엄 이익을 뜻한다.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 나오는 용어인데 최근 이런 손피 거래가 늘고 있다. 매수자는 매도자가 부담해야 할 양도세까지 대납해줘야 하기 때문에 실제 거래가격보다 낮은 값으로 계약 신고하는 ‘다운 계약’도 횡행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기자가 찾은 2023년 입주 예정인 양평역 인근 A아파트의 경우 고층 분양권의 웃돈(프리미엄)이 최고 2억원 가까이 붙어 있었다. 규제지역과 달리 당첨 6개월 뒤 전매가 가능한 곳인데, 교통환경 개선 기대감이 커진 탓에 거래 시 매도인이 내야 할 양도세를 매수자가 부담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조선비즈

인천의 한 신도시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분양권 매매 안내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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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니다. 아파트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대체 수요 유입에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도 1차 계약금 지불이 완료된 상황에서 2차 계약금과 세금, 복비 등을 모두 매수자가 대납하는 조건, 즉 손피가 붙은 분양권이 거래되는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 일례로 서울 성동구에 공급되는 오피스텔(아파텔) 분양권의 경우, 분양가 6억4000만원에 웃돈 3000만원(손피 1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이처럼 손피가 횡행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매도자 우위 시장인 상황에서 세금이 늘었기 때문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 세금 부담이 커지면 매수자나 세입자에게 세금을 전가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면서 “매도인과 매수자 간의 자유 의사에 의한 계약이기 때문에 양도세 전가를 법으로 막지 않는 이상 세금 전가 현상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올 6월 1일부터 양도세가 강화되면서 손피를 부르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지난해 정부는 7·10 대책을 내놓으며 취득 후 1년내 분양권을 매도할 경우 적용하는 양도세율을 종전 50%에서 70%로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도자뿐만 아니라 매수자에게도 유리하다는 논리가 작용한다”고 소위 손피계산법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2023년 입주 예정인 경남 거제의 한 아파트의 고층 분양권의 경우 호가가 6억2800만원으로, 손피 1억원이 조건으로 달렸다. 만약 이 분양권을 손피 거래가 아닌 일반적인 거래 방식으로 매도자가 1억원의 차익을 남기려면, 양도세 3억3478만원(77%)를 포함해 분양권 매수자의 총부담금액은 4억3478만원이 돼야 한다. 손피 셈법을 적용하면 이렇다. 손피 1억원에 1차 양도세 7700만원(양도세율 77%)을 합친 금액이 매수인의 취득가액이 되고, 양도세 2차분 5929만원을 포함해도 매수자 부담 금액은 2억3629만원으로, 일반 거래보다 2억원 가량 줄일 수 있다.

청약이 워낙 어려워진 탓도 있다. 요즘 시장에서는 점수가 낮아 청약 당첨이 어려운 3040의 세태를 반영한 신조어인 ‘청무피사(청약은 무슨 피 주고 사)’도 쉽지 않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은 이 같은 손피 거래가 때론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도세 부담이 커지자 계약서에는 손피를 반영한 실제 가격을 명시하지 않거나, 이중 계약서를 쓰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위험하다”면서 “가령, 실입주 시기에 집값이 내리는 등 시장 상황이 바뀌면 매수인이 마음이 바뀌면서 문제 제기를 해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 때문에 손피 거래에 대한 중개사의 책임을 배제하고 매도자와 매수자 양자 간의 계약으로 한다는 약속 하에 거래한다”고 말했다.

다만 손피 거래는 합법이 될 수도, 불법이 될 수도 있다. ‘프리미엄 금액과 1차 양도세, 2차 양도세(매수자 대납 양도세에 대한 양도세)’를 모두 합한 금액으로 실거래가격을 신고하고, 이에 합당한 세금을 부담한다면 큰 문제가 안 되지만, 2차 양도세 분을 제외하고 거래가 보다 낮은 가격을 신고하는 경우 불법 다운 거래가 된다.

고준석 교수는 “거래 가격보다 낮은 금액으로 ‘다운거래’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신고나 단속 강화 없이는 근절하기도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면서 불법거래를 하지 않으려면 매수자가 부담하는 양도세를 포함해 거래금액을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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