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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한은 "실제 실업률, 정부 통계보다 0.29%포인트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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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영향 "어쩔 수 없는 구직 단념자 늘어"
여성 실제 실업률 0.4%p, 청년 0.74%p 더 높아
한국일보

최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가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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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실제 실업률이 정부의 공식 통계보다 더 높았을 것이란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전례 없는 방역조치 강화로 구직활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늘면서, 실업률이 실제보다 낮게 집계됐을 것이란 게 그 근거다. 찬바람 부는 고용시장을 더 정확하게 들여다보기 위해선 더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은은 27일 '코로나19와 실업률 하향편의'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조정(corrected) 실업률'은 정부의 공식 실업률보다 평균 0.29%포인트 높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수치만 봐도 공식 실업률은 2.8%(계절조정)였던 반면, 한은이 추산한 조정 실업률은 이보다 0.9%포인트 높은 3.7%였다. 조정 실업률이란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실업률에 구직 단념자 수를 더한 확장 실업률을 토대로 한은이 산출한 통계다.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배경에 대해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일자리를 잃거나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을 실제 '실업자'로 분류하기 모호한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정부는 실업률을 집계할 때 '일을 하진 않았지만 구직(일자리를 구하는)활동을 한 사람' 등을 실업자로 분류한다. 일할 의사가 없거나 능력이 없는 구직단념자는 '비경제활동인구(비경활)'로 분류해 실업률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한은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구직활동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면서, 실업자로 분류됐을 사람이 비경활로 분류되는 경우가 발생했다고 봤다. 가령 거리두기로 인한 영업 제한이나 육아 부담 등으로 직장을 그만뒀을 때 이들은 실업자인 경우가 많지만, 구직활동 자체가 제한된 탓에 비경활로 잡혀 실업률에는 포함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여성의 조정 실업률이 공식 실업률보다 0.4%포인트 높아 남성(0.3%포인트)을 웃돌았다. 연령별로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통계청 발표보다 0.74%포인트 높게 잡혀 중년층(0.23%포인트)을 앞섰다. 코로나19 확산 시기 여성 및 청년층의 구직활동이 상대적으로 더 큰 제약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조정 실업률과 공식 실업률 간 괴리는 코로나19 확산세 완화 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팬데믹과 같은 이례적 상황에서 실업률 외에도 다양한 고용 보조지표들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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