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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넷플릭스, D.P.·오징어게임 연타석 홈런… OTT 주도권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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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드라마 'D.P.'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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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하반기 내놓은 D.P.(디피)와 오징어게임 등 콘텐츠 흥행에 힘입어 주춤했던 성장세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감소세를 보여왔던 월간 순이용자(MAU)도 하반기 시작부터 두 달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고, 이달 역시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대항마’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 상륙을 앞둔 가운데, 넷플릭스가 주도권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넷플릭스가 주춤한 틈을 타 시장 확대를 꾀했던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들은 사면초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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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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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두 달째 이용자 증가세… 신규 콘텐츠 줄줄이 ‘대박’

27일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8월 넷플릭스의 월간 순이용자(MAU)는 863만1995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7월(852만명)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다.

넷플릭스의 MAU는 올해 1월 역대 최고치인 895만명을 정점으로, 지난 6월 790만명까지 감소세를 보여왔다. 상반기에만 100만명 넘는 이용자가 증발한 셈이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부진과 토종 OTT 업체와의 경쟁 심화 여파로 풀이된다.

넷플릭스는 하반기 신작을 내세워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달 공개한 D.P.는 한국을 비롯, 태국과 베트남에서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D.P.는 군 내 가혹행위와 부조리를 다룬 드라마로, 군무이탈체포조(DP·deserter pursuit)의 이야기를 그렸다. 김보통 작가가 연재한 웹툰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 누적 조회 수는 1000만회가 넘는다.

9월 역시 순이용자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9월 17일 개봉한 ‘오징어게임’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국내에서 제작한 이 드라마는 20개국 이상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시장은 물론 단일 국가 최대 시장 규모인 미국에서 사상 처음 한국 드라마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오징어게임은 상금 456억원이 걸린 서바이벌에 참여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에 도전하는 스토리다.

넷플릭스는 11월 19일 지옥을 공개하며 하반기 흥행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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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로고. /월트디즈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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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상륙 앞서 기선제압 성공한 넷플릭스… ‘사면초가’ 토종 OTT

넷플릭스가 하반기 내놓은 콘텐츠가 연이어 흥행하며 오는 11월 국내 상륙을 예고한 디즈니 플러스에 맞서 일단 기선제압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디즈니 플러스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11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다. 디즈니 플러스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 핵심 브랜드의 영화와 TV 프로그램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다. 출시 이전부터 국내 OTT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꼽혀왔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넷플릭스가 주춤하면서 디즈니 플러스에 대한 기대가 고조됐지만, 하반기 넷플릭스에 다시 초점이 맞춰지는 모양새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토종 OTT들은 맥이 빠지게 됐다. 상반기 넷플릭스의 빈자리를 조금씩 꿰차오고 있었지만, 흥행작으로 다시 이용자들을 내줄 판이기 때문이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OTT의 경우 방송사 인기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들여오는 식으로 가입자를 유지하고 있다”라면서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콘텐츠라는 특성상 성패를 쉽사리 예단하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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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CI. /웨이브



토종 OTT 업계는 ‘규모의 경제’에서 넷플릭스에 밀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에만 약 55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년보다 65% 증가한 금액이다. 하반기 흥행작들도 이 같은 대규모 투자에 힘입은 결과다.

반면 웨이브는 연초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2025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같은 기간 CJ ENM은 총 5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히며 티빙에만 3년 동안 4000억원을 쏟는다.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에서 부채총액을 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왓챠는 다른 OTT처럼 드라마와 영화 같은 콘텐츠 대신 음원 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와 토종 OTT와의 격차는 경영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넷플릭스의 매출은 4155억원이다. 같은 기간 웨이브(1802억원), 왓챠(380억원), 티빙(155억원) 등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토종 OTT 업계는 ‘적자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의 영업이익은 88억원인데 반해, 웨이브는 169억원, 왓챠는 154억원, 티빙은 6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웨이브와 왓챠 모두 전년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김양혁 기자(presen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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