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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거래소도 '위태'...입출금 지연에 항의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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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지난 25일부터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4개 사업자를 제외한 대부분 가상자산거래소가 코인마켓 사업자로 신고하면서 사실상 가동 중단에 들어가는 곳이 늘고 있다. 특히 코인빗의 경우 입금과 출금 과정이 수시로 지연되는 문제가 지속되면서 투자자 자산 손실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져가는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코인빗 이용자 수백여명이 코인빗 운영사 엑시아소프트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톡 등에 코인빗 피해자 대응 채팅방이 여러개 만들어지면서 피해 내역을 취합해 피해 인원과 피해액을 최대한 높여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들은 투자했던 코인이 갑자기 상장폐지 됨으로 인해 투자 피해를 본 문제에 대해 코인빗 측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인빗은 지난 23일 상장했던 가상자산 36종을 일거에 거래 지원 종료 처리했고, 이 중에서는 코인빗이 발행 주체와 연계된 것으로 의심받는 판테온(PTO) 코인도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코인빗에만 상장돼 있는 '나홀로 코인'이라 타 거래소로 출금하거나 현금화하는 방안도 활용할 수 없다.

코인빗 거래소 자체는 사실상 정상적인 거래가 중단된 상황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코인빗의 24시간 거래량은 10만3603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코인빗 자체 홈페이지에서도 거래량이 가장 많은 체인링크(LINK)와 비트코인(BTC) 페어가 24시간 거래량 기준 3100만원 선에 그쳤으며 리플이나 바이낸스 코인 등 시가총액이 큰 코인도 거래량 100만원을 넘기지 못했다. 대부분 코인은 거래량이 10만원에도 못 미쳤다.

코인빗 이용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체 채팅 시스템은 마비됐고 게시판 등지에는 입금과 출금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앞서 코인빗은 지난 16일 서버 상태 불안을 이유로 사흘간 사전 예고 없는 서비스 중단 사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거래소가 가상자산 예치금을 갖고 잠적하는 이른바 '먹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조성됐다.

코인빗은 원화 거래량 기준 국내 10위권 내 규모 가상자산거래소로 평가받는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기준 코인빗 회원수는 약 9만7500명, 예치금 규모는 원화와 가상자산을 합쳐 약 93억8000만원에 달한다.

지난 23일 거래 종료 직전에는 일부 가상자산이 전날 종가 기준 500% 이상 폭등하는 등 이상거래 상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는 상장폐지 직전에 마지막으로 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몰리면서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락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한 코인빗 투자자는 “판테온 프로젝트의 경우 다른 가상자산과 달리 코인빗 측이 재상장과 리메이크를 통해 책임지겠다고 했던 코인”이라며 “코인마켓 전환을 빌미로 이를 상장폐지해 책임 소재에서 벗어나려는 행태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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