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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스위스도 '동성 결혼' 합법화…세계 30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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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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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스위스 동성결혼 합법화 국민투표가 끝난 뒤 여성 커플이 서로를 껴안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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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가 세계 서른 번째 동성 결혼 합법화 국가가 됐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 BBC 등에 따르면 850만명의 인구를 가진 스위스는 이날 전국적으로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투표자의 64.1%가 동성 결혼을 인정하는 '모두를 위한 결혼'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지역별로 보면 26개 모든 주(州)에서 찬성률이 과반을 기록했으며, 바젤슈타트주가 74%로 가장 높았다.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동성 커플도 이성 커플과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아이를 함께 입양할 수 있으며, 여성 커플은 정자 기증을 통해 아이를 갖는 것이 가능해진다.

해당 법안의 발효 시점은 정부의 별도 절차를 거친 후 내년 7월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린 켈런-서터 스위스 법무부 장관은 이날 "첫 동성 결혼은 내년 7월 이뤄질 것"이라며 "서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별과 무관하게 결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유럽에서는 20년 전인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이 동성 결혼을 허용했다. 스위스는 동성 결혼 합법화 대신 2007년부터 동성 커플에게 민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시민적 결합'(civil partnership)을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자녀 입양 등 권리에 있어서 이성 부부와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해 차별적 제도라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BBC는 스위스가 국가 중대 사안을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하고 있어 동성 결혼 합법화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더디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1990년에야 모든 여성의 투표권을 인정할 정도로 보수 성향이 짙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모두를 위한 결혼' 법안도 지난해 12월 스위스 의회에서 가결됐으나 여론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 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5만명의 서명을 받아 동성 결혼 합법화 여부가 국민투표에 부쳐졌다. 스위스에서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도 100일 이내에 5만명 이상의 서명이 있으면 국민투표에 부쳐 과반 찬성이 있어야 법안이 최종 확정된다.

동성 결혼 합법 캠페인 '예스' 위원회의 올가 바라노바 대변인은 "오늘은 지난 20년간의 정신의 변화를 반영한다. 이 법안은 사회가 성소수자(LGBT)를 폭넓고 중요하게 받아들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로써 스위스는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서른 번째 나라가 됐다. 앞서 네덜란드, 벨기에, 캐나다,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노르웨이, 스웨덴, 아이슬란드,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덴마크, 우루과이, 뉴질랜드, 프랑스, 브라질, 영국, 스코틀랜드, 룩셈부르크, 핀란드, 아일랜드, 그린란드, 미국, 콜롬비아, 독일, 몰타, 호주, 대만,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등이 법적으로 동성 결혼을 허용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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