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이슈 미술의 세계

"연간 수백억 사던 한국 최고 큰손이 돌아왔다"…이서현 이끄는 삼성미술관 리움 4년만 기획전, 미술계 들썩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서현 리움 운영위원장(삼성복지재단 이사장)


한국 사립미술관 1번지 삼성미술관 리움이 관객 곁으로 돌아온다.

이서현 리움 운영위원장(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이끄는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이 4년만에 기획전을 재개한다. 리움은 2017년 홍라희 관장과 홍라영 총괄부관장이 사임한 후 4년여 동안 기획전 없이 상설전으로 운영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리움과 호암미술관은 27일 지난해 2월 코로나19로 휴관한 후 미술관 입구 로고, 전시와 로비 공간 새 단장을 마치고 다음달 8일부터 기획전 운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새단장한 삼성미술관 리움 입구. [사진 제공 = 리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술관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1년 7개월간 휴관 기간 동안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미술관으로 도약하고, 관람객과 소통하며, 새로운 문화경험을 제공하고자 전시와 공간 리뉴얼을 마치고 새롭게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공간 리뉴얼 작업은 이서현 운영위원장과 친분이 깊은 디자이너 정구호 전 삼성물산 고문이 총괄했다. 정 디자이너는 2000년대 초반 미국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 동문인 이 운영위원장의 발탁으로 제일모직 전무를 역임했다.

리움 재개관 기념 기획전 '인간, 일곱 개의 질문'은 예술 근원인 인간을 돌아보고 위기와 재난 시기에 인간 존재 의미를 되새기는 인문학적 전시다. 스위스 출신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 미국 조각가 조지 시걸, 국내 설치미술가 이불, 미디어 아티스트 정연두 등의 작품들을 펼친다.

한국 전통미술과 국내외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리움 상설전'은 새로운 주제로 전면 개편해 지금까지 전시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대거 선보인다. 리움 개관 이후 지속적으로 선보여 온 '미디어 월', '디지털 가이드', '리움 DID' 등 디지털 서비스도 업그레이드했다.

매일경제

새단장한 삼성미술관 리움 로비. [사진 제공 = 리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호암미술관은 재개관 기념 기획전으로 '야금(冶金): 위대한 지혜'를 마련했다. 금속공예를 통해 전통 뿐 아니라 현대까지 한국미술 역사를 짚어보는 융합전시를 선보인다.

'이건희 컬렉션' 국공립미술관 기증을 주도한 이 운영위원장은 2018년 12월부터 '리움 발전 논의·자문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재개관을 진두지휘해왔다. 올해초 유문형 전 삼성전자 북미지원팀장(전무)을 삼성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선임한 후 지난 9월 1일자로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조원 예술감독 출신 김성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를 리움 부관장에 영입하면서 정상화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2월 국립현대미술관 후원회에 가입한 이 운영위원장은 최근 몇년간 여러 미술 전시를 찾아다니며 미술 공부를 집중적으로 해왔다. 뉴욕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후 삼성 패션사업을 이끌어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한국화랑협회 부회장)은 "이 운영위원장이 오래전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고 감각이 탁월해 리움을 K아트 선봉으로 잘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움은 한때 연간 수백억원대 미술품을 구입하면서 국내 미술시장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대한 영향을 미쳐 재개관에 소식에 미술계가 들썩이고 있다.

우찬규 학고재 갤러리 대표는 "온화한 포용력을 가진 이서현 운영위원장이 한국 작가들을 집중 조명해 세계 미술관으로 뻗어갈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맡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근 리움 인근으로 이주한 갤러리조은, 페이스 갤러리, 갤러리 BHAK, 박여숙화랑 등 갤러리들도 리움 재개관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개관한 리움은 설립자인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성 이(Lee)와 박물관(Museum)의 'um'을 조합해 이름을 지었다. 7900m² 대지에 마리오 보타(스위스), 장 누벨(프랑스), 렘 콜하스(네덜란드) 등 세계적 건축가 3명이 설계했다.

도자기 수집에 열정적이던 이 회장의 고미술품과 홍 전 관장의 현대미술로 이뤄진 소장품 규모도 방대하다. 국보인 겸재 정선 '금강전도', 금동미륵반가상, 달항아리와 보물 등 문화재와 앤디 워홀, 게르하르트 리히터, 안젤름 키퍼, 장 미셸 바스키아 등 세계 현대미술 주요작품, 백남준·이우환·오윤·이불 등 국내 대표 작가들의 수작들을 폭넓게 소장하고 있다.

[전지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