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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종목속으로]전기료 인상한 한전, 주가는 무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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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상 2번 유보에 신뢰 떨어져…8년만에 상승 기대 못미쳐

석탄값 상승도 원가상승 요인…"요금 추가 인상돼야 실적 개선"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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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전기요금이 8년만에 인상됐지만 한국전력의 주가 반응은 미지근한 모습이다. 실적 안정화와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인상을 통해 전기요금 정상화가 이뤄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전 9시15분 기준 한국전력은 전일 대비 100원(0.42%) 오른 2만3900원에 거래됐다. 3일만에 반등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23일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발표된 후 장중 주가가 2만5500원까지 올랐으나 하락 마감하며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한국전력 주가는 올들어 13% 넘게 하락했다. 지난해 12월18일 장중 3만원을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줄곧 하향곡선을 그렸다. 6월 2만7000원대를 회복하기도 했으나 이후 다시 하락해 2만3000~2만4000원의 박스권에 갇혀있었다.

한국전력이 올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은 기대와 달리 전기요금 인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서다. 지난해 12월 기존 기본 요금과 전력량 요금으로 구성됐던 전기요금 체계에 연료비 조정요금과 기후환경 요금을 별도로 구분해 원가와 외부 비용이 반영되게 한 전기요금체계 개편안이 확정되면서 한국전력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당시 증권사들은 올해 전기요금 정상화를 기대하며 한국전력의 목표주가를 속속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들어 네 번의 연료비 조정은 한 번 인상, 한 번 인하, 두 번 유보로 마무리됐다. 1분기는 킬로와트시(kWh)당 3.0원 인하됐고, 2~3분기는 동결됐으며 이번 4분기는 kWh당 3.0원 인상됐다. 4분기 인상에도 지난해 12월 대비로는 동결인 셈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력요금 인상은 8년만이며 연료비 연동제 시행 이후 첫 인상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면서도 "이전 2번의 유보로 제도의 신뢰성이 깨진 상태에서 한 번의 인상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전기요금 인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상황에서 석탄 가격 상승으로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호주에서의 공급 차질 및 중국 수요 증가로 석탄 가격은 최근 석 달 동안 두 배 가까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 연구원은 "이는 석탄 발전 비중이 올해 상반기 기준 41%인 한국전력 입장에서는 원가 상승 요인"이라며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의 12개월 선행 이익 전망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kWh당 7.37원의 추가 인상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급등한 석탄 가격, 유가, 환율 등이 실제 적용되는 2022년 1분기에는 kWh당 20원 이상 추가적인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한국전력의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전년 동기 대비 2.48% 증가한 15조573억원, 영업손실 1조6898억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수반돼야만 주가와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요금인상에도 아직 반영하지 못한 kWh당 10.8원의 연료비 인상 요인이 남아있고 최근까지 석탄가격과 유가 상승에 따라 4분기에도 추가 연료비 상승 요인이 발생하고 있어 한국전력의 실적 정상화를 위해서는 앞으로도 몇 차례의 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재 전기요금 인상은 kWh당 분기 최대 3원, 연간 최대 5원의 제한이 있어 빠른 실적 정상화를 위해서는 추가 요금 인상과 더불어 석탄, 유가 하락에 따른 연료비 하락이 동시에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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