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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 많이 오른 충주·원주·오송 키워드는… “일자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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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에서도 집값이 많이 오르는 중소도시가 목격되고 있다. 기업도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는 충주 중앙탑면·원주 지정면 일대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중소도시일수록 양질의 일자리가 주택시장을 견인하는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고 분석하면서도, 향후 일자리 창출과 부동산 시장 동향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선비즈

강원 원주 아파트 단지 /최문혁 기자



27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9월 셋째주 비수도권 시·군·구 중에서 충주가 가장 높은 0.6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집값 오름세가 두드러진 곳은 충주기업도시가 들어서는 중앙탑면 일대다. 중앙탑면 용전리 충주시티자이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전용면적 59.89㎡가 2억원을 넘지 못했으나, 4월을 기점으로 대부분의 거래가 2억원을 넘겼고 지난달에는 2억3450만원(10층)까지 올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같은 단지 전용 72.99㎡도 6월까지 2억원대에서 거래됐으나 7월 처음 3억원을 넘더니 이번달에는 거래된 두 건 모두 3억2000만원선에서 거래됐다. 인근 e편한세상 충주도 지난 1월만해도 2억9000만원 선이던 전용 84.95㎡가 이번달 두건 모두 4억원(12층)에 손바꿈했다.

충주 중앙탑면과 같은 기업도시인 원주 지정면도 원주 부동산 시장을 이끌고 있다. 부동산원 통계 기준 9월 셋째주 원주의 상승률은 0.25%로 지방 평균 상승률(0.20%)을 웃돌고 있다. 특히 지정면 일대의 아파트 단지들은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원이 조사한 지난 13일 기준 원주시 내 연간 아파트값 상승률 1~10위 단지 중 6개 단지가 기업도시인 지정면의 아파트들이었다.

지정면 가곡리 롯데캐슬 더퍼스트 1차 전용 59.94㎡는 지난 1월 1억9500만원(3층)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에는 2억9500만원(5층)까지 상승했다. 1년도 안 돼 1억원, 상승률로는 51% 오른 셈이다. 같은 단지 84.96㎡도 지난 1월 3억4100만원(11층)에서 이번달 4억4000만원(17층)으로 역시 1억원 올라 손바꿈했다.

인근 호반베르디움 더리버 전용 59.99㎡는 지난 1월 1억8500만원(16층)에서 이번달 2억7500만원(21층)으로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이라 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지난봄부터 세(稅) 부담을 회피할 수 있는 공시가격 1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투기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충주·원주 기업도시 지역의 단지들은 공시가격도 1억원을 넘겨 차익용 투자와도 거리가 있다.

충주·원주 기업도시는 지난 2005년 산업입지와 경제활동을 위해 민간 기업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지식기반형 산업 중심의 1기 기업도시로 지정돼 성공적으로 준공한 지역이다. 산업교역형 기업도시였던 무안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무주는 지정이 해제됐고, 관광·레저형 영암·해남과 태안은 추진 중이나 사업 진척이 느린 편이다. 충주·원주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기업도시는 아니지만, 청주 오송도 비슷한 사례다.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위치한 청주 흥덕구 아파트값은 9월 셋째주 0.35% 올랐다. 지난 2월 3억8000만원(12층)에 거래된 오송상록롯데캐슬 전용 84.94㎡는 지난달 5억원(9층)까지 상승한 가격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충주·원주 기업도시나 오송처럼 비수도권 중소도시에 민간 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면 아파트값 상승에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한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일자리 증가는 주거 수요 창출의 가장 큰 요인이라 주택 시장에도 어떻게든 영향을 미친다”면서 “특히 기업도시나 오송·오창의 경우에는 신규 택지라 새 아파트가 지어지기 때문에 신축 선호 효과까지 더해져 지역 부동산 시장을 이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교수는 또 “특히 비수도권 지방 중소도시는 아파트의 절대량이 적기 때문에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쉽다”며 “앞으로도 자체적으로 일자리를 가진 비수도권 중소도시들은 인근 지역의 수요까지 흡수하며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차익 목적의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자리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최근 전국적인 ‘불장’현상도 충주·원주나 오송 지역의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데 이들 지역은 서울이나 수도권처럼 전국적인 수요가 모이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 향방에 따라 조정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은 불장 효과에 따라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일자리 창출이 지속돼야 장기적인 상승추세가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병훈 기자(itsyo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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