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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고승범 금융위원장, 전문가들과 간담회…"대출 규제 강도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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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더블딥 우려…전문가들 "가계부채 총량·질적관리 등 선제 대처 시급"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경제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을 감안해 늘어나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글로벌 경제가 잠시 회복하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 가계부채 부실 우려에 대응해 강력한 대출 규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늘어나는 전세대출 증가 요인을 살펴보고 취약차주 부신 등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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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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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7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금융시장의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경제・금융시장 전문가 7명과 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전문가로 참석한 7명은 김영익 서강대 교수, 이종우 경제평론가, 오석태 SG증권 이코노미스트, 김영일 NICE평가정보 리서치센터장, 김동환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신용상 금융연구원 센터장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며 물가상승, 미국의 테이퍼링, 중국의 헝다그룹 위기 등 글로벌 리스크 요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서 "2분기 이후 각국 정책당국의 적극적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경제는 빠르게 회복됐지만 금융불균형도 심화됐다"며 "2022년에는 이러한 정책효과 등이 감소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오석태 SG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성장이 예상보다 둔화되는 가운데 공급병목에 따른 물가상승이 결합되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미국의 테이퍼링 및 중국 헝다 위기 등이 앞으로 우리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직간접적인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걱정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같은 글로벌 경제 리스크를 감안해 가계부채에 대한 강력하고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센터장은 "세계적인 부채증가로 향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자산가격 조정・가계부채 부실 현실화 등이 우려된다"며 "한국 가계부채 국내총생산(GDP) 대비 규모, 증가속도가 세계 최상위권인 점, 자산가격·가계부채 간 인과관계 등을 고려해 가계 부실과 자산가격 리스크가 경제의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적 대처가 시급하다"고 피력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관리강화의 과정에서 소외된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사회・재정 측면의 별도의 지원과 보완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민경제 규모와 기초여건에 부합한 수준으로 부채 총량과 속도를 조절하고, 차주의 상환능력 범위 내 대출 관행의 정착시키는 한편, 규제차이 해소를 통한 풍선효과 차단과 부채의 질 관리가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이종우 경제평론가도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 자영업자 대출 비율등을 고려하면 가계부채의 양과 질이 모두 악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관리 가능하도록 선제적으로 대출규제 정책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어 원리금 분할 상환 확대 등 대출에 대한 비용을 높이거나 금융소비자보호법 등을 적극 활용해 대출 접근성을 엄격히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늘어나는 전세대출 등이 가계부채 증가를 주도하고 있어 가계부채 연착륙 방안 마련을 위해 전세대출 증가 요인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영일 NICE평가정보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전세대출 등이 가계부채 증가를 주도하고 있어 가계부채 연착륙 방안 마련을 위해 전세대출 증가 요인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전세가격 증가, 각종 차입여건 개선 뿐 아니라, 임차인의 레버리지 확대 수단으로 전세대출이 활용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간담회에서는 증권시장과 채권시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김동환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은 "금리 수준이 아직 낮고, 부동산 등의 투자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 증시전망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면서 "다만 연준·ECB 양적 완화 축소 가시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국내 주식투자 환경에도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채권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나, 수급불균형 우려, 외국인 채권투자의 단기화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의 원화채권 투자는 사상 최대인 200조원을 상회하나 단기화 경향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재정거래유인이 감소할 경우 외국인의 투자 감소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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