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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연재] 엠스플뉴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세트 포지션 뒤 고함은 비매너” 두산·한화 벤치 충돌과 강석천 수석의 사과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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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한화 이글스, 9월 26일 맞대결 도중 양 팀 벤치 신경전

-한화 더그아웃에서 투수 세트 포지션 뒤 나온 고함이 충돌 원인

-26일 경기 전 수베로 감독과 만났던 강석천 수석코치 “세트 포지션 뒤 고함 행위 자제 부탁”

-다시 충돌한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단어 언급한 강석천 수석의 사과 “해서는 안 됐을 말, 수베로 감독에게 사과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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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 두산과 한화 맞대결에서 양 팀 벤치가 충돌했다(사진=엠스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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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 잠실구장을 감싼 공기는 냉랭했다. 1루 더그아웃과 3루 더그아웃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다.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양 팀 벤치는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터질 시한폭탄과도 같았다.

상황은 이랬다. 4회 초 한화 공격 도중 두산 선발 투수 최원준과 포수 박세혁이 불쾌한 표정으로 한화 벤치를 바라봤다. 4회 초가 마무리되자 양 팀 더그아웃에서 감독과 코치진이 서로 심판진을 통해 강하게 어필했다. 특히 두산 강석천 수석코치의 항의가 거셌다.

두산 벤치의 항의 이유는 ‘세트 포지션 뒤 고함’ 때문이었다. 한 현장 관계자는 “투수가 세트 포지션에 들어간 뒤에 상대 벤치에서 소리를 지는 건 비매너 플레이다. KBO리그 야구 규칙에도 ‘볼 인 플레이’ 중에 어떤 말로 투수의 보크를 유도하는 건 경기 중 금지사항이라고 나온다. 상대 투수에 혼란을 줄 수 있고, 사인 훔치기로 오해받을 수 있기에 그간 KBO리그에선 세트 포지션 뒤 소리 내는 행위는 불문율처럼 암묵적인 금지 요소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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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야구규칙 6.04 경기 중 금지사항에선 볼 인 플레이 도중 어떤 말이나 행동으로 명백히 투수의 보크를 유도하는 걸 금지사항으로 두고 있다(사진=KBO 야구규칙)



- 경기 전 수베로 감독과 만났던 강석천 수석 "세트 포지션 뒤 고함 자제 부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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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포지션 뒤 나오는 한화 더그아웃의 고함과 관련해 강석천 수석코치(오른쪽)가 심판진에 항의하고 있다(사진=해당 중계 화면 캡처)



사실 ‘세트 포지션 뒤 고함’ 논란을 둔 양 팀의 충돌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다. 2021시즌 전반기 대전 원정 시리즈부터 이어진 사건이었다. 한화 더그아웃에서 투수가 세트 포지션 뒤 소리 내는 행위가 예전부터 있어 두산 벤치도 예민해진 분위기였다. 9월 26일 맞대결 전엔 두산 강석천 수석코치와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이 문제와 관련해 만나 대화를 나눴을 정도였다.

“전반기 대전 원정 시리즈 때부터 한화 더그아웃에서 세트 포지션 뒤 소리를 내는 행위가 있어 우리도 예민해져 있었다. 그런데 우리 홈경기에서도 그런 행동이 반복되니까 오늘(26일) 경기 전 수베로 감독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수베로 감독에게 ‘다른 건 다 괜찮아도 세트 포지션 뒤 소리 내는 건 한국 야구에선 해서는 안 될 비매너 플레이다. 벤치에 주의를 줬으면 좋겠다’라고 전달했다. 수베로 감독은 ‘그게 베네수엘라 스타일 야구’라는 식으로 말하더라. 그래도 마지막엔 수베로 감독이 그런 행동을 자제하도록 전달하겠다고 말해줬다.” 강석천 수석의 말이다.

하지만, 한화 벤치는 26일 경기에서도 ‘세트 포지션 뒤 고함’ 행위를 반복했다. 두산 선수단과 코치진이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인 이유였다.

한 현장 관계자는 “3회 정도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경기 전 대화를 나눈 대로 한화 더그아웃에서도 세트포지션 뒤 고함 행위를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4회 들어 갑자기 한화 쪽에서 한 코치가 다시 세트 포지션 뒤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투수와 포수가 그런 소리에 먼저 반응했고, 두산 벤치도 경기 전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단 생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듯싶다”라고 귀띔했다.

특히 경기 전 수베로 감독을 만났던 강석천 코치가 더 거칠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강석천 코치는 한화 벤치 쪽 얘기를 전달하는 심판을 향해 ‘베네수엘라로 가서 야구하라고 그래’라는 식의 말을 꺼냈다. 자칫 수베로 감독 국적인 베네수엘라와 관련해 비하의 의미로 이해할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

이 발언과 관련해 강석천 코치는 사과의 뜻을 전했다.

“경기 전 만났을 때 수베로 감독이 세트 포지션 뒤 고함 행위와 관련해 ‘그런 게 베네수엘라 야구 스타일’이라고 말한 내용이 떠올라 순간적으로 흥분한 상태에서 그런 발언이 나왔다. 상대방과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선 국가와 특정 인종을 비하할 수 있단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데 순간 내 생각이 짧았다. 국가와 특정 인종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었다. 그래도 해서는 안 될 말이었다. 한화 구단과 수베로 감독, 그리고 이 발언에 대해 불쾌함을 느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앞으로는 언행에 신중을 기하겠다.”

- 세 차례 잔여 경기 맞대결 남은 한화·두산, 여전히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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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 경기에서 수베로 감독이 두산 벤치의 항의와 관련해 심판진에 어필하고 있다(사진=해당 중계화면 캡처)



수베로 감독 체제 한화 더그아웃은 그 어떤 구단 더그아웃보다 시끌벅적하고 파이팅이 넘치는 곳이다.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가 한화 선수단 경기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세트 포지션 뒤 고함 행위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란 게 야구계 중평이다. 두산뿐만 아니라 일부 다른 구단도 이 행위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무관중 경기기에 한화 더그아웃의 행위가 더 상대 벤치를 자극할 수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투수가 세트 포지션에 들어가기 전과 투구 뒤 결과가 나왔을 때는 어떤 소리를 내도 상관없다. 하지만, 프로야구 초창기 때부터 더그아웃에서 세트포지션 뒤 소리 내는 건 금기시된 행동이었다. 사인 훔치기로도 오해받을 행동 아닌가. 특히 무관중 경기에선 상대 더그아웃 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린다. 다른 건 몰라도 세트 포지션 뒤 고함 행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두산과 한화는 세 차례 잔여 시즌 맞대결이 남아 있다. 여전히 불씨가 꺼지지 않은 가운데 또 상대를 자극하는 행위가 나올 경우 더 냉랭해진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다. 그런 충돌을 또 막기 위해선 지켜야 할 선을 지키는 ‘매너’가 필요할 전망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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