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기대치 밑돈 1분기 실적…2분기엔 더 악화될 듯]
젊은 여성들이 중국 상하이 나이키 매장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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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실적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로 아시아 주요 생산기지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데다 중국 매출 성장까지 멈췄다. 인기 연예인부터 재계 총수까지 유명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세계 1위 스포츠 브랜드도 코로나 쇼크를 피하지 못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CNBC·CNN 등 외신은 나이키의 올해 실적 성장세가 두자릿수에서 한자릿수로 낮아질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5월 결산법인인 나이키의 2021년 1분기(6~8월) 매출액은 122억5000만달러(약 14조40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뉴욕 증권가 예상치인 124억7000만달러(14조7000억원)을 밑도는 수치다.
나이키 경영진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기지 공급망에 차질이 생겨 제품 수급에 영향을 미쳤으며 단기적으로 회사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매튜 프렌드는 "베트남의 코로나19 지역 봉쇄로 10주 물량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며 "나이키가 글로벌 공급망 역풍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0주간의 생산 차질은 곳곳에서 공급 병목을 불러 일으켜 북미까지 제품이 이동하는데 평균 80일 이상 소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나이키 신발 51%, 의류 30% 등을 만들어 내는 주요 생산기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베트남 정부가 도시 봉쇄 조치를 지속하면서 주요 공장들이 가동을 멈췄다. 시장 기대치를 밑돌긴 했지만 1분기 실적은 선방했고, 2분기 실적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나이키 에어 조던 1 트래비스 스캇 프라그먼트' 스니커즈/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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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으로 中 매출 제자리…투자의견 '하향' 조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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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불매운동이 벌어지기 전인 지난 2019년 중국 상하이 나이키 매장 앞에 줄 서 있는 사람들. 모두 나이키 신발을 신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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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매체인 CNBC의 유명 주식 해설가인 짐 크레이머는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인 중국 매출 성장이 멈춘 것에 주목했다. "2021년도 1분기 나이키의 중국 매출은 1% 성장하는데 그쳤다"고 크레이머는 지적했다. 나이키의 중국 실적이 북미지역 15%, 유럽·중동·아프리카 등 8% 성장세와 비교된다는 것이다.
나이키는 지난 3월 성명을 통해 신장위구르 소수 민족의 강제노동 의혹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이곳에서 나온 면화 등 원자재를 공급받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중국 내 일부 소비자들이 나이키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였는데 이것이 실적 악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나이키 실적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투자의견을 조정한 투자회사도 나왔다. 미국 투자회사 BTIG는 공급망 문제가 단기 해결되기 어려워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나이키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나이키 주가는 지난 24일 하루에만 6% 이상 하락한 149.5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장중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달 5일(174.38달러)보다 17% 가까이 빠진 것이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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