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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췄다, 잡혔다, 때린다…'기마 자세' 삼성 김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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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타격 자세에 변화를 준 뒤 드라마틱한 극적 반등을 이뤄낸 김동엽. [사진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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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자세를 바꾼 게 '신의 한 수'다. 9월 극적으로 반등한 김동엽(31·삼성)의 얘기다.

김동엽은 지난달 30일 결단을 내렸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타격 자세에 손을 댔다. 시즌 중 타격 자세에 변화를 주는 건 쉽지 않다. 자칫 혼란이 가중돼 타격 밸런스가 더 크게 무너질 수 있다. 그러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당시 그의 시즌 타율이 0.183(103타수 19안타)에 불과했다.

허리를 세워서 치던 기존 타격 자세를 버렸다. 대신 타격 스탠스를 낮췄다. 흡사 '기마 자세'처럼 보일 정도다. 김동엽은 "타격 중심이 지난해보다 많이 올라와 상체로만 스윙하는 경향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중심이 떠 있는 기분까지 들었다"고 돌아봤다. 잔부상이 겹치면서 타격 자세가 미세하게 바뀌었는데 '기마 자세'는 하체를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맞춤옷'이다. 그는 "하체 밸런스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마음도 더 편해졌다. 1군에서 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동엽은 지난 13일 1군에 재등록된 뒤 180도 다른 타자가 됐다. 14일 대구 LG전부터 26일 대구 NC전까지 11경기 중 10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21일 사직 롯데전에선 홈런 포함 4안타를 몰아쳤고 25일에는 1-0 승리를 이끄는 결승타까지 책임졌다. 김동엽은 "KIA전(16일)에서 터진 홈런이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당시 김동엽은 7회 사이드암스로 임기영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시즌 2호 홈런으로 연결했다. '기마 자세'가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터닝 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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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 대구 KT전과 9월 25일 대구 NC전 김동엽의 타격 자세. 시즌 초반 김동엽을 허리를 세워서 치는 일반적인 타격 자세를 유지했지만 현재 '기마 자세'에 가까울 정도로 스탠스를 낮춘 상태다. 아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타격 자세에 변화를 준 9월 이후 타격감이 반등했다. [SBS, SBS 스포츠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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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기록
4월 10일~8월 29일41경기 타율 0.184(103타수 19안타), 1홈런, 12타점
9월 14일~26일11경기 타율 0.405(42타수 17안타), 2홈런, 10타점


끝이 보이지 않던 부진의 터널을 지나왔다. 김동엽은 지난해 타율 0.312, 20홈런, 74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 홈런 1위, 타점 공동 2위였다. 올 시즌에도 중심 타자로 기대가 컸다. 그런데 스프링캠프에서 활배근을 다치면서 스텝이 꼬였다. 4월 10일 1군에 '지각 등록'됐지만 좀처럼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다.

계속 잔부상에 시달렸고, 외야 경쟁에서 뒤처져 출전 기회까지 줄었다. 그는 "타격감이 안 좋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경기를 꾸준히 나가면 잘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연습했다. 2군에서 심리 상담도 받고, 코칭스태프가 자신감을 정말 많이 불어 넣어줬다. 그 덕분에 반등할 수 있었던 거 같다. 감사하다"고 했다.

필요한 순간 반등했다. 삼성은 최근 주전 중견수 박해민(손가락 인대 파열)과 백업 외야수 박승규(허리 통증)가 연쇄 부상으로 쓰러져 악재가 겹쳤다. 외야진에 초비상이 걸렸는데 김동엽 덕분에 숨통이 트였다. 강민호-오재일-김동엽이 버티는 중심 타선의 힘은 국내 최고 수준.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와 구자욱의 활약까지 더해져 타선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기 시작했다. 포스트시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김동엽은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거에 감사함을 느끼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매일 뛰고 싶다"며 "자신감을 얻어 몰아치고 있지만, 아직 한참 부족하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팀 내 투수와 타자를 가리지 않고 선배들이 응원을 정말 많이 해주신다. 감사하다. 그동안 보탬이 되지 못했던 걸 만회하고 싶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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