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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장동 고발장 쌓이는데…檢·공수처 ‘수상한 핑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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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21년 9월 24일 자산관리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입구. 화천대유는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한가운데에 있는 업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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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고발장이 연일 쏟아지는데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검찰, 경찰이 서로 눈치를 보며 수사에 늑장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천억원대 특혜 구조를 설계했다는 의혹을 받는 핵심 키맨들이 휴대전화를 바꾸고 잠적하거나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한 상황인데도 어느 한 기관도 압수수색 등 본격 수사에 나서지 않으면서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등 주요 사건마다 특별수사본부를 꾸렸던 검찰은 LH 땅 투기 의혹 수사 때와 마찬가지로 경찰이나 공수처 수사대상이라고 떠넘기는 모습까지 보인다.



검찰에 ‘대장동 고발장’ 계속 쌓여 가는 데…



검찰은 현재 대장동 특혜 의혹의 본체가 아니라 곁가지 고발 사건들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우선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경근)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유표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은 상태다. 김 원내대표 등이 이 도지사의 차기 대선 당선을 방해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게 고발장의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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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대장동 개발 ‘성남의뜰’ 지분 및 배당금 규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또 시민단체 한반도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등이 권순일(59·사법연수원 14기) 전 대법관을 변호사법 위반과 사후수뢰,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지난 24일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유경필)에 배당한 상태다. 권 전 대법관이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자산관리의 고문을 맡았다는 게 고발장의 요지다.

다만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대장동 개발 특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검찰에도 “이재명 지사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직무대리, 화천대유 대주주인 언론인 김모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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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대장동 민관합동 개발 시행사인 성남의뜰에 SK증권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지분 6%(3억원)을 투자한 천화동인 1~7호 투자자별 배당금 추정 액수. 김현서 기자 kim.hyeonseo12@joongang.co.kr





검찰 “‘경기도’지사 사건…공수처가 주도할 사안”



검찰은 하지만 “경기지사 관련 의혹이라 공수처가 주도할 사안”이라는 태도여서 수사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검찰은 ‘성완종 리스트(2015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2016년)’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2018년)’ ‘김학의 전 법무부 장관 별장 성접대 의혹(2019년)’ ‘세월호 참사(2019년)’ 등의 앞선 주요 사건마다 별도 특별수사단을 운영한 바 있다. 대검찰청 예규인 특별수사·감찰본부 설치·운영지침에 따르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의 이목을 끌 만한 중대한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에 독립적 지위를 갖는 특별수사본부 등을 한시적으로 설치·운영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핵심 혐의는 공수처에 고발된 이 도지사의 업무상 배임 혐의로 보이기 때문에 공수처가 주도해야 할 사건”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중앙지검에 고발된 혐의들은 본류가 아니다”라며 “이런 고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특수단을 만들고 자금추적에 나설 수는 없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더욱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가 고위공직자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사건을 공수처로 넘겨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럴 바엔 핵심 혐의를 쥐고 있는 공수처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검찰 관계자는 강조했다.



공수처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의혹…수사대상 아닐 수도”



공수처 역시 수사에 미온적인 입장은 마찬가지다. 공수처는 지난 24일 전국철거민협의회중앙회(전철협)로부터 이재명 지사에 대한 특정경제범죄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장을 접수했지만 공수처 수사대상이 아닌 성남시장 시절 사건이어서 입건 여부조차 결정하지 않았다. 공수처 관계자는 “관계법령상 공수처의 수사대상에 해당하는지 따져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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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8일 김진욱(왼쪽) 공수처장과 김오수 검찰총장. [사진 공수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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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에 따르면 특별·광역시장·도지사는 수사 대상이지만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자치단체장은 수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장동 개발 사업자 선정 등은 이 도지사가 2010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성남시장이던 시절 이뤄졌다. 이 지사는 이후 2018년 7월부터 경기도지사를 맡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윤석열 전 총장 고발 사건의 경우엔 혐의 유무도 따지지 않고 공수처가 먼저 제보자 조성은(33)씨에게 연락해 조사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공수처는 고발 사주 의혹, 이와 관련된 ‘제보 사주’ 등의 의혹 사건을 집중 수사하느라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고 한다. 현재 공수처의 수사인력 규모는 광주지검 순천지청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찰의 경우 서울 용산경찰서가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 무려 5개월가량 동안 화천대유 등의 수상한 자금흐름을 내사하고 있다.

경찰 역시 늑장을 부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찰서가 아니라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주도권을 쥐고 수사를 해나가야 한다”라며 “필요하면 검찰과 FIU, 국세청으로부터 인력을 파견받아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경찰 “화천대유, 복잡하고 신중 기해야 하는 사안”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복잡하고 신중을 기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그동안 여러 기초적인 조사를 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라고 설명했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회장(서경대 교수)은 “올해 초 무리하게 공수처를 설립하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사대상별로, 혐의별로 담당 수사기관을 쪼개 놓은 등의 권력기관 개혁이 이번에 또 부작용을 나타내고 있다”며 “수사기관들끼리 서로 눈치를 보며 사건을 회피할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김민중·정유진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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