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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언론중재법 강행 말고 사회적 합의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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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지난 24일 오후 국회에서 언론중재법 관련 8인 여야협의체 10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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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법 개정을 위한 여야 8인 협의체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마무리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27일 해당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언론자유를 위축할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고의ㆍ중과실 추정조항을 삭제하는 대신 징벌배상과 관련해 ‘법원은 언론 등에 진실하지 아니한 보도에 따라 재산상 손해를 입은 경우 배상이 가능하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당초 손해액의 최대 5배였던 배상액도 ‘5,000만 원 또는 3배 이내’로 바꾸었다. 하지만 ‘진실하지 아니한 보도’라는 표현 역시 포괄적ㆍ추상적이며, 배상액 역시 기존에는 없었던 하한선을 못 박았다는 논란을 남긴다. 여당은 26일 마지막 회의에서도 이보다 진전된 안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 강행처리를 위한 명분쌓기용으로 여당이 이 협의체를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여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를 우려하는 안팎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유엔 의사ㆍ표현의 자유 특별보호관은 24일 “단어 한두 개나 주변 이슈를 수정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신중한 처리를 주문했고, 문재인 대통령조차 “이런저런 문제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긴 호흡으로 법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 기본권과 관련된 법안인 만큼 면밀한 검토와 숙성된 논의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지적이다. 여당은 협의체에서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아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포기하는 것이 마땅하다.

합의의 실마리는 사회적 합의로 찾는 것이 정도다.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단체들은 이날 법안의 본회의 상정 처리를 포기하고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어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야당은 앞서 언론계가 제안한 자율규제기구에서 논의를 이어갈 수도 있다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사회적 합의기구이든 자율규제기구이든 파국을 막는 길은 사회적 합의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민주당은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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