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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멍완저우 레드카펫 환영식…“미국에 승리” 선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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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붉은 드레스를 입은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이 지난 25일 밤 중국 선전 바오안 공항에 도착한 뒤 환영 나온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멍은 “시진핑 주석이 국민 한 명의 안위에 관심을 갖고 내 일을 마음에 담아준 것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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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밤 중국 선전(深圳) 바오안(寶安) 공항에 도착한 중국 정부 전세기에서 붉은 드레스를 입은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이 나타났다. 멍은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었고 현장에선 환호가 터졌다. 앞에는 레드카펫이 깔렸다. 사람들은 ‘가창조국’(歌唱祖國·조국을 노래하다)을 부르기 시작했다. 비행기에서 내린 멍에게 방호복을 입은 직원 2명이 꽃다발을 건넸다. 환영 인파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멍은 마스크도 하지 않았다. 멍은 “시진핑 주석이 국민 한 명의 안위에 관심을 갖고 내 일을 마음에 담아준 것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중국 국민으로서 한순간도 당과 조국, 국민의 사랑과 온기를 느끼지 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밤 화웨이 본사가 있는 선전시의 주요 건물들엔 ‘멍완저우 귀향’이란 대형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룽강(龍江)에선 드론 300대가 공중에 떠올라 ‘월시고향명’(月是故鄕明·고향 달이 더 밝다)이란 글귀를 연출했다.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은 화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인 런정페이(任正非)의 큰딸이다. 2018년 12월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등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됐다가 1028일 만인 지난 24일 미국 법무부와 기소 연기에 합의해 귀국길에 올랐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멍이 미국의 대중국 압박 정책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해왔다.

중국은 멍의 귀환을 미국에 맞선 중국의 승리라며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 관영 CCTV는 6시간 동안 귀환 과정을 생중계했다. 인민일보는 26일 1면에 ‘어떤 세력도 중국의 발전을 막을 수 없다’는 사설을 통해 “멍의 귀향은 당중앙위의 강력한 영도와 중국 인민의 대승리”라고 자평했다.

멍의 석방이 미·중 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쑹루정(宋魯鄭) 푸단대학 국제관계 연구원은 “멍의 귀환으로 미·중 양국 사이의 최대 논란거리가 사라졌고 트럼프 정부가 2018년 부과한 보복관세의 철폐를 포함해 다른 분야의 추가 협력의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보복관세 전부 또는 일부를 취소하는 논의가 이르면 다음 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작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멍의 석방과 동시에 3년간 간첩 혐의로 중국에서 옥살이했던 전직 캐나다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과 캐나다 기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도 풀려났다. 이들의 구금은 미·중 고래 싸움에 불똥이 튄 캐나다의 처지를 드러냈다. 멍이 지난 3년간 밴쿠버 소재 자택에서 호화로운 가택 연금 생활을 했지만, 스페이버와코브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감옥에 수감돼 재판도 비공개로 진행됐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 1월부터는 영사 접견도 제한됐다. 베이징 법원은 이들에 대해 올 초 유죄 판단을 내렸고, 스페이버는 징역 11년의 중형을 선고받고, 코브릭은 선고를 앞두고 있었다.

캐나다 법원의 멍 석방 판결 직후 이들이 석방됐다는 점은 ‘인질 교환’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르네 옹 토론토대 부교수는 CBC뉴스에 “중국 정부는 인질 외교를 그간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제 두 명의 마이클을 부당하게 구금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며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가 이전만큼 회복되리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이유정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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