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野의원 아들 6년근무에 50억 퇴직금…화천대유 의혹 끝이 없다 [사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곽상도 국회의원의 아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로부터 성과급과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았다고 한다. 6년간 300만원 안팎의 월급을 받고 일한 32세 청년에게 이런 거액을 지급했다는 건 아무리 봐도 정상적이지가 않다. 화천대유 주변에는 이런 비정상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직 대법관·검찰총장·검사장·특검까지 화천대유에 고문이나 자문 등의 관계로 얽혀 있다. 직원 14명의 이 작은 회사가 다수의 권력자들과 연줄을 맺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납득하기 힘들다. 화천대유와 그 관계인들이 대장동 사업에서 지분 7%로 4040억원의 배당을 받는 과정에 권력의 뒷배가 있었을 거라는 의혹이 나올 만도 하다.

곽 의원은 지난 18일 아들의 월급 통장을 공개하면서 소액의 급여를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채 열흘도 안 돼 거액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곽 의원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생각을 한 건가. 그의 아들은 학부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글로벌스포츠산업학과 석사 과정에 있었다고 한다. 부동산 전문가로 보기 힘든 경력이다. 그런데도 50억원을 받을 만한 성과를 냈다면, 그 성과가 무엇인지 곽 의원은 설명해야 한다. 국민의힘 탈당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대기업에서 30년을 일해도 퇴직금이 3억원을 못 넘는 경우가 많다. 청년들과 직장인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상상 초월이다.

대장동 사업은 시중에서 '양파 게이트'로 불린다. 까도 까도 끝없이 의혹이 나온다는 뜻이다. 성남시가 사업자 공모 마감일 다음 날 곧바로 화천대유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한 것부터가 수상쩍다. 대장동 사업 구조 설계를 누가 했느냐도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법조계 권력자들의 역할도 의혹거리다. 권순일 전 대법관과 박영수 전 특검은 화천대유 고문을,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은 법률 자문을 맡았다고 한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대표를 맡았던 법무법인도 고문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민간 사업자가 권력자들의 조력을 받아 큰돈을 벌고, 고문이나 친인척 채용 등으로 그 대가를 지급한 것이라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