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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은행들 하반기 최대 격전지로 '중금리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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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내달 출범, 중금리대출 시장 격전 예고

시중은행도 중금리대출 비중 확대 추세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올 하반기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등 전 은행권에서 '중금리대출'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금리대출이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다음 달 초 출범하는 토스뱅크가 파격적 한도와 금리를 내세운 중금리대출 상품 출시를 준비하면서 중금리대출 시장은 은행권의 신(新)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 홈페이지에 안내된 신용대출 금리는 연 2.76~15%, 한도는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2억7000만원이다.

개인의 신용과 상환 능력 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업계는 토스뱅크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를 2% 후반대, 한도는 최대 2억7000만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4~5%대 수준, 한도가 5000만원 정도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 말로 파격적이다.

토스뱅크는 올 연말까지 전체 신용대출에서 중금리대출 비중을 34.9%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20%대를 목표로 한 타 인터넷전문은행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도 중금리대출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저신용자 고객 확보를 위해 대출 이자를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도 병행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 6월부터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 중·저신용고객 대출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고신용자 위주로 영업을 해오던 시중은행도 중금리대출 취급에 적극적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중금리 신용대출(4~6%) 비중은 전월(11.2%)보다 1.5%포인트 늘어난 12.7%를 기록했다. 1년 전만 해도 4대 은행의 중금리 대출 비중은 5.2%에 불과했다.

은행권이 중금리대출 취급 확대에 공을 들이는 것은 금융당국의 '중금리대출 활성화' 요구와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 영향을 끼쳤다. 특히 금융당국은 최근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향후 3년 동안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계획을 제출받은 바 있다.

다만 전 은행권에서 중금리대출 시장이 격전지로 부상하며 금융당국의 규제 표적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수요자와 서민을 위해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는 것은 좋은 취지지만 자칫 은행 간 출혈경쟁으로 중금리대출이 새로운 가계부채의 뇌관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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