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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전자 기밀 내놔라"…美, 고객명단 증설계획 中시설 자료까지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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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반도체기업에 도넘은 요구 ◆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 반도체 기업에 11월 초까지 올해를 포함한 3년 치 매출액, 원자재·장비 구매 현황, 제품별 3대 고객 정보, 재고, 리드타임(생산주기) 등을 상세히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GM과 포드 등 미국산 자동차 회사들의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공급망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내놓은 조치다. 그러나 매년 수십조 원씩 투자해 초 단위로 경쟁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내부 자료 유출은 치명적인 데다, 자칫 경쟁 회사로 자료가 넘어갈 경우 존폐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기술평가국은 24일(현지시간) 국내외 반도체 제조·설계 업체와 중간·최종 사용자 등 공급망 전반에 관련된 기업들에 설문조사를 진행한다고 관보에 게재했다. 설문 답변은 서면 의견, 분석, 데이터 형태로 제출돼야 한다. 마감은 45일 후인 11월 8일이다. 이는 23일 백악관이 반도체와 자동차 업체 관계자들을 영상으로 소집한 반도체 대책회의에 따른 후속 조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 업체들은 매출, 생산, 재고, 고객, 경영계획 분야에 걸쳐 14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현재 공급 문제가 있는 차량용 비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까지 모두 포함한다. 이 중 상당 부분은 민감한 정보로 분류된다. 또 반도체 회사는 제품별로 3대 고객 리스트와 예상 매출 비중을 공개해야 하는데, 상대방과의 계약상 비밀 유지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한국과 미국 공장을 비롯해 중국 생산시설 세부 현황까지 제공하는 것은 미·중 기술 패권 분쟁 속에서 상당히 부담일 수밖에 없다. 자동차 회사 등 반도체 구매·사용 업체도 월평균 주문량, 반도체 회사로부터의 주문 취소나 지연 통보 여부 등 13개 항목의 설문에 답변해야 한다.

상무부는 이번 조사가 기업들의 자발적인 답변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또 기업 기밀을 외부에 공유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제출 자료가 부실할 경우 국방물자생산법을 동원해 강제로 확인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靑도 모르는데…삼성·SK하이닉스 영업기밀 백악관에 넘길판


美상무부 관보에 게재된 반도체기업 설문 살펴보니

전세계 모든 반도체기업 대상
"집적회로 유형·공급 향상안
핵심전략 통째 바치라는 격"
인텔 등 경쟁사 입수땐 치명타

회의 참석안한 SK하이닉스도
美공장 건설요구 압박받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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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원자재 장비 구매 현황, 고객 정보 등 민감한 내부 자료를 상세히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26일 `정지`를 알리는 교통표지판이 서울 삼성 서초 사옥 앞에서 휘날리는 태극기, 삼성그룹기와 나란히 보이는 모습.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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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반도체 재고와 판매 정보를 내놓으라고 요구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으름장'이 단순 엄포에 그치지 않을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미국이 오는 11월 8일까지 답변을 요구한 기업 대상 설문은 재고·판매에 더해 핵심 고객사별 매출 정보, 생산 전략, 향후 공장 증설 계획까지 묻는 것으로 확인됐다. 설문 대상 기업도 당초 백악관 영상회의에 참석한 곳뿐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기업 전부를 포함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까지 사정권에 든 셈이다.

미국 정부에 제공된 이들 기업의 극비 경영 정보가 인텔, 마이크론, 애플 등 미국 내 경쟁사에 흘러 들어갈 경우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정보를 주지 않으면 국방물자생산법(DPA)으로 직접 통제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 탓에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진퇴양난에 처했다.

미국 상무부가 24일(현지시간) 밝힌 반도체 공급망 설문조사는 매출과 수주 및 재고 현황, 고객 정보 등 사실상 경영 정보 일체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까지 최근 3년 치 매출액, 제품별 매출과 원재료·장비 구매까지 설문에 담겨 있다. 상무부는 반도체 기업의 생산 제품별 3대 고객사와 고객사별 예상 매출 규모까지 물었다. 설문은 반도체 제조업체와 원자재·장비업체뿐만 아니라 자동차·정보기술(IT) 산업을 포함한 반도체 고객사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월평균 반도체 주문량,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앞으로 6개월간 구매 예정 수량, 구매 계약 기간을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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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영상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실리콘 웨이퍼를 꺼내 들고 있다. [A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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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고객사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IBM·아마존 같은 IT 기업, 테슬라·BMW·폭스바겐·아우디 등 유수의 완성차 업체 정도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는 내부 거래를 빼면 퀄컴과 엔비디아가 수탁생산(파운드리) 최대 고객으로, 구글과 다수 글로벌 IT 업체가 반도체설계전문(팹리스) 사업 고객으로 추정된다.

고객사 이름과 각각에 대한 매출은 기업에서 절대 공개하지 않는 극비 정보다. 향후 거래 가격 협상과 신규 고객 확보에 차질을 주며 경쟁사에 강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퀄컴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만 TSMC와 퀄컴·애플에 알려진다면 삼성전자는 TSMC에 약점을 노출하는 동시에 퀄컴이나 애플과의 협상에서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설문이 미국 내 반도체 기업이 아닌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바이든 정부는 올해 4월과 5월에 이어 이달 23일까지 총 3번의 백악관 반도체 회의를 열었다. 참석 기업은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미국 인텔, 애플·MS, GM·포드자동차 등 글로벌 반도체·IT·완성차 제조사로, 주로 시스템 반도체 공급망을 구성하는 핵심 기업이 초청됐다. 하지만 이번 설문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기업도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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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내용을 보면 각 기업이 생산하는 집적회로(IC) 유형, 원자재와 설비 종류, 생산에 걸리는 시간, 주문이 특별히 많은 제품, 재고 상황, 생산 병목이 발생하는 지점, 공급 할당 방식 등 아예 생산 전략 전반을 다룬다. 또 앞으로 6개월간 공장 증설 계획과 증설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요소까지 담겼다.

이번 설문을 계기로 미국이 현지 추가 투자를 종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문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테일러를 주요 후보지로 점찍고 170억달러 규모 첨단 파운드리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 연구개발(R&D)센터에 1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공장을 제외하면 중국 우시·충칭에만 메모리 생산 기지를 두고 있어 향후 바이든 정부가 미국 공장 신설을 거세게 압박할 수 있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 서울 =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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