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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제2의 쿠팡' 꿈꾸지만···갈길 먼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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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기존점포 물류기지化

'세미다크 스토어' 확대에 차질

홈플러스·이마트도 진행 더뎌

자동화설비 갖추는데 최소 수십억

영업제한 등 규제 막혀 이중고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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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쿠팡이 전국 100여 곳 이상의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한 ‘로켓배송’으로 온라인 시장 최강자 자리에 오르자 대형마트들이 잇달아 전국에서 운영 중인 점포들을 온라인 배송 전진기지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매장 뒷공간에 자동화 물류 설비를 마련해 쿠팡을 뛰어넘는 전국 배송망을 구축한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큰 비용과 규제 이슈로 온라인 배송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현재 잠실점과 금천점 등 전국 12곳의 점포에서 ‘세미다크 스토어’를, 중계점·강변점·광교점·광주수완점 등 4곳에서 ‘스마트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11월 롯데마트는 온라인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세미다크 스토어를 29곳, 스마트스토어를 12곳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초 계획의 절반도 채우지 못해 연내 목표 달성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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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가 지난해 매장 배송의 거점화를 위해 시작한 세미다크 스토어는 ‘피킹’은 사람이 직접 하지만 배송 전 단계인 ‘패킹’은 후방에 구축된 자동 물류 설비에서 진행하는 형태를 말한다. 스마트스토어는 매장 천장에 상품이 이동할 수 있는 레일을 설치해 피킹과 패킹 모두를 자동화 설비로 해결하는 매장을 일컫는다. 두 가지 모두 대형마트가 오프라인 영업뿐 아니라 온라인 주문 처리 능력까지 확보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롯데마트 측은 “기존 매장을 리뉴얼해 스마트스토어를 구축하는 데에 한 곳당 수십억 원이 든다”며 “매장 중간에 방화벽도 있어서 자동화 물류를 위한 레일 설치 등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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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도 전국 100개 이상의 점포에서 온라인 배송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직원이 직접 상품을 피킹·패킹해서 배송하는 형태로, 자동화 물류 시설을 갖춘 풀필먼트 센터는 계산점, 원천점, 안양점 등 3개 점에 불과하다. 점포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한 점포당 자동화 물류 시설을 마련하는 데에 최대 1,000억 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비용 부담에도 자동화된 시스템 덕분에 온라인 주문에 빠르게 대응해 폭발적인 실적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에 홈플러스는 내년부터 모든 점포를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바꾸고, 풀필먼트 개발자도 채용하는 등 온라인 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SSG닷컴을 통해 전국 110여 곳의 PP(피킹 앤 패킹)센터를 마련한 이마트도 대부분 직원들의 수작업으로 운영되며, 자동화 설비를 갖춘 곳은 ‘EOS(Emart Online Store) 청계천점’ 한 곳뿐이다.

이러한 현황에 대해 업계에서는 대형마트가 매장 내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온라인 배송 역량을 더욱 강화하려면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자동화 기술을 포함한 물류 시설에는 단순 배송보다 더욱 많은 투자와 매장 면적이 필요하다. 특히 물류 시설이 자동화되면 데이터를 활용한 수요 예측을 원활히 할 수 있어서 대형마트들의 배송 역량 강화에 필수적인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대형마트는 새벽배송·주말 배송이 불가능하고, 관련 법안이 올해 통과될지도 미지수”라며 “규제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대형마트들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주원 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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