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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오늘도 4안타' 이정후 타격왕 경쟁? "자신과의 싸움, 평정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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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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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3)가 이틀 연속 4안타를 몰아쳐 타격 1위 자리를 지켰다. '절친 후배' KT 강백호(22)와 격차는 더 벌렸다.

이정후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4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타율 0.364를 기록한 이정후는 이번 시즌 들어 가장 높은 0.371까지 타율을 끌어올렸다. KT 위즈 강백호는 같은 날 수원 LG전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쳐, 타율이 0.359에서 0.357로 소폭 떨어졌다.

이정후는 지난달 17일 오른 옆구리 통증으로 이탈했다. 재검진 끝에 근막 통증 진단을 받고 한동안 개점 휴업하다 부상 복귀 후에 타격왕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고, 다음날부터 경기에 출전했다. 이정후는 이때부터 26일까지 타율 0.492(59타수 29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21일 SSG 랜더스전에서 5타수 2안타를 쳐 타율 0.365를 기록했다. 이날 강백호(당시 0.364)를 제치고 시즌 처음 타율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22~23일 무안타, 24일 1안타에 그치는 사이 강백호에게 선두를 내줬다. 콘택트에 일가견이 있는 이정후는 금세 1위를 되찾았다. 이정후는 25일 롯데전에서 5타수 4안타를 때려내며 강백호를 다시 끌어내리고 선두로 올라섰다.

한 번 불붙은 이정후의 방망이는 쉽게 식지 않고 이틀 연속 4안타를 몰아쳐 상승세를 자랑했다.

1회 2사 후 첫 타석부터 상대 선발 앤더슨 프랑코에게 안타를 뽑은 이정후는 2-0으로 앞선 3회 선두타자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후 1사 1, 2루에서 박동원의 3점 홈런 때 홈을 밟았다. 또 7-2로 달아난 4회에는 바뀐 투수 나균안의 공을 받아쳐 타구를 우중간에 떨어트렸다. 이정후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타를 만들었다. 5회에도 우전 안타를 쳐, 이날 네 타석 모두 안타로 100% 출루했다.

키움은 이정후의 활약과 더불어 홈런 4개를 포함한 장단 13안타를 묶어 롯데를 11-2로 물리쳤다. 5위 키움은 시즌 59승(57패 4무)째를 거뒀다.

2017년 1차 지명 입단한 이정후는 신인상과 골든글러브(3회)를 품에 안았지만, 개인 타이틀을 수상한 적은 없다. 2019년 개인 최다 안타 2위(193개, 1위 두산 페르난데스 197개)가 가장 높은 순위였다.

이정후는 8월 중순까지 4할 타율을 오르락내리락 한 강백호를 따라잡아 추월했다. 프로 데뷔 후 매년 3할 타율을 올린 그에게 개인 첫 타이틀에 도전할 절호의 찬스가 다가왔고, 이정후는 계속 전진하고 있다.

다음은 이정후와의 경기 뒤 일문일답.

-승리 소감은.

"최근까지 연패가 길어져 걱정이 많았다. 5강이 목표가 아니다. 더 높은 곳에 올라가길 원한다. 순위 경쟁에 불을 지피는 것 같아 다행이다. 팀 연패 기간 타격이 안 좋아 더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강백호와의 타격왕 경쟁을 의식하나.

"별로 안 한다. 정규시즌이 5경기 정도, 정말 잔여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의식할 것이다. 하지만 2018년에도 (시즌 막판 타격왕 경쟁을 펼치는)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당시에는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적어 많이 의식했다. 점점 급해지고 타격감이 떨어졌다. 결국 자신과 싸움이 중요한 것 같다. 타율은 오르락내리락하는 만큼 평정심 유지가 중요하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경기 종료 후 타격 순위를 확인하나.

"아니다. 다만 선배들이 경기 중에 편하게 치라고 말한다. 그럴 때 보면 (강)백호가 못 친 날이다. 오늘 타석이 자주 찾아와 정신이 없었는데, 4번째 타석 전에 선배들이 '편하게 치라'고 하더라."

-강백호와 최근 연락을 주고받았나.

"최근 부상 위험이 있었을 때 연락했다. (강)백호가 팀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보니 특별히 연락을 주고받진 못하고 있다. 10월 7~8일 KT와 맞대결이 있으니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강백호와 타격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강)백호는 파워를 갖췄다. 지난해보다 타격적으로 많이 성장했다. 2020년에는 모든 공을 칠 것 같았다. 올 시즌엔 공을 기다릴 줄 알고, 자기가 설정한 존에 오는 공만 타격하더라. 나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반면 나는 공을 정확히 맞춰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유형이다. 서로 타격 스타일에 차이가 있다."

-어제 팀이 6점 차 뒤진 9회 말 2사 후에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쳤다.

"지난해까지 좌투수 공을 잘 쳤는데 올 시즌엔 상대 성적이 별로 안 좋았다. 그래서 좌투수(김유영)에게 잘 치고 싶었다. 경기에 지더라도 마지막 타자가 되고 싶지 않아 좀 더 집중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오늘 7회 말 타석에서 교체 아웃됐다.

"점수 차가 벌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질 때도 있다. 타격감이 좋은 상태에서 나오면 다음 경기에 좋은 기세를 이어갈 수도 있다. (홍원기) 감독님이 배려해준 것 같다."

고척=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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