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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IMF 총재 "세계은행 中 순위 조작 김용이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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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게오르기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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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세계은행(WB) 최고경영자(CEO)로 재임하던 당시 중국에 유리하도록 기업환경평가 보고서를 조작하라고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오히려 김용 전 WB 총재가 조작을 시도했으나 자신이 이를 저지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IMF 집행이사회에서 발표할 예정인 성명을 입수해 이같이 전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김 전 총재 참모들이 중국 순위를 올리기 위해 홍콩의 데이터를 중국 평가에 포함하려고 시도했지만, 내가 개입해 이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2017년 10월 발표된 '2018년 기업환경평가 보고서'에서 중국 순위는 데이터가 변경된 뒤 초안보다 7단계 상승한 78위를 기록했다.

앞서 WB 이사회는 법무법인 윌머헤일에 2018년과 2020년 기업환경평가 보고서의 데이터 부정합성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 조사 결과 2018년 보고서에 중국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료 수정을 요청한 최고위층의 압력이 있었으며 여기에 게오르기에바 총재와 김 전 총재가 개입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WB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기 위해 보고서를 조작하도록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윌머헤일은 분석했다. WB는 2018년 회원국을 대상으로 130억달러(약 15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는데, 중국의 지분율은 당시 4.68%에서 6.01%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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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개입 사실을 부인했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성명에서 "분명히 말하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내 지휘하에 앞으로도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총재는 아직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불가리아 경제학자로 개발도상국 출신으로는 처음 WB 총재가 된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보고서 내용이 공개된 이후 IMF 총재직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맥신 워터스 미국 하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WB에서 "WB에 중국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중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보고서 데이터를 조작하는 역할을 맡았다는 조사 결과는 매우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IMF 이사회는 윤리위원회로부터 최초 보고를 듣기 위해 지난 21일 회의를 했으며 곧 다시 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WB 동료들이 나와 함께 데이터의 온전함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았던 점은 유감스럽다"며 "더 나은 의사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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