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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특공 받은 공기관 직원 3명 중 1명, 아파트만 받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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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전경. /김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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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공급 제도로 혁신 도시 아파트를 분양 받은 지방 공기업 임직원 3명 중 1명은 해당 지역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공공기관 재직자들의 안정적 주거를 위해 제공한다’는 특별 공급 분양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26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혁신도시 공공기관 115곳으로부터 제출받은 ‘특별공급 수급자 거주 및 발령 현황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이후 2021년 7월까지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종사자 중 특별 공급을 받은 인원은 총 8318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퇴직자 737명을 제외한 현직자 7581명 중 2277명은 해당 혁신도시를 떠나 거주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인사발령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별 공급을 받은 인원 중 30%에 달한다.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비율이 기장 높은 곳은 경남(진주)이었다. 11개 기관에서 1717명이 특별 공급을 받았는데, 이 중 38.7%에 달하는 664명이 경남 또는 진주를 떠나 다른 지역에서 거주하거나 근무 중이었다. 전북(전주)도 9개 기관에서 444명이 특공을 받았지만 34.9%에 달하는 155명이 해당 지역을 떠났다. 울산도 이주율이 33.8%에 달했다.

공공 기관 별로는 울산 근로복지공단에서 특공을 받은 직원의 80.6%가 해당 지역을 떠나 가장 높은 이주율을 기록했다.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75.2%, 광주 전남 한국농어촌공사 54.5%, 경남 중소벤처진흥공단 49.4%, 한국토지주택공사 47.3% 등의 순으로 이주율이 높았다. 특공을 받은 직원의 절반 혹은 그 이상이 아파트를 분양 받은 뒤 그 지역을 떠나 있다는 뜻이다.

특별 공급을 받은 뒤 6일 만에 퇴사한 직원도 있었다. 한국전력공사 직원이었던 A씨는 2014년 4월 25일 특별공급으로 아파트에 입주하고, 6일 뒤인 5월 1일 퇴사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서도 특공을 받고 10일 뒤 퇴사해 다른 회사로 이직한 사례가 발견됐다. 특공을 받고 1년 이내 퇴직한 직원은 46명이었고, 이 중 16명은 반년도 되지 않아 퇴직했다.

2010년 이후 지방 이전을 한 공공기관 115곳 중 법무연수원, 농촌진흥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13개 기관의 경우 특공 인원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나 특공 확인서 발급 대장이 없다고 회신해왔다.

김상훈 의원은 “공공기관 이전 초기, 재직자의 안정적 주거를 위해 특공 혜택을 줬는데 집만 받고 해당 지역을 떠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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