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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1200만원 목돈 기회' 5분의 1이 중도 포기…"직장 갑질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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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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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청년내일채움공제를 가입했던 게 너무 후회가 됩니다. 대표는 개인적 업무를 상시적으로 지시하고 성희롱 발언도 빈번하게 합니다. '뒤태가 다리가 길어서 좋다', '슬리퍼 말고 구두를 신어' 등 대표의 성희롱이 반복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내일채움공제를 생각해서 버텨왔기에 이제 퇴사 후 신고하려 합니다"

"연봉 2800만원으로 계약 후 입사를 했고 청년내일채움공제에도 가입했습니다. 그런데 입사 며칠 후 상무님이 정부지원사업을 신청한다고 하면서 계약서에는 연봉 3000만원으로 하고, 월급 중 30만원을 돌려달라는 요청을 하셨습니다. 이때부터 월급의 30만원을 현금으로 인출해서 회사에 돌려줘야 했는데, 그랬더니 연봉 2800만원 당시 받았던 급여보다 더 적은 급여를 받게 됐습니다"

2년간 300만원을 적립하면 기업·정부가 불입한 금액에 이자 수익을 합쳐 총 1200만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청년내일채움공제'와 관련 신청자의 23.4%가 중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해지 사유의 72.1%가 '자발적 이직'이 이유였지만, 내면에는 청년내일채움공제를 빌미로 직장내 괴롭힘·성희롱 등으로 목돈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정도의 힘든 노동이나 직장갑질이 있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직장갑질119는 지난해 6월1일부터 올해 5월31일까지 청년내일채움공제 관련 괴롭힘·성희롱 제보를 총 34건의 받았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회사 측이 정부에 신고한 중도해지 사유에 '괴롭힘·성희롱'이 연평균 13건이었던 것에 비해 3배 많은 수치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중견기업 우수인력 유입, 핵심인력 장기 재직, 노동자 자산형성을 목적으로 일정 기간 공제에 가입한 노동자에게 적립금을 지급하는 정부 정책이다. 2년 만기 가입시 300만원을 적립하면 1200만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다.

직장갑질119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한 인원은 총 47만9336명이다. 다만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해지한 청년은 112만2090명으로 23.4%에 달했다.

중도해지 사유로는 '자발적 이직'이 8만770명으로 72.1%에 달했다. 자발적 이직이 사유일 경우 재가입이 불가능하지만, 매년 1만6154명이 목돈을 포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직장갑질119는 표면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목돈을 포기할 수 없을 정도의 힘든 노동이거나 직장갑질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제기간을 채우지 못할까 두려워 직장 내 괴롭힘을 겪어도 신고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직장갑질119의 제보에 따르면 한 노동자는 면접시 청년내일채움공제가 가입 가능한지 물어보고 회사 측에서 "조건만 해당하면 다 해준다, 이미 하고 있는 직원도 있다"라고 안심시켰지만, 입사 후 회사 측은 1년 계약직을 제시한 경우도 있었다.

직장갑질119는 "악덕 사용자들이 목돈을 인질 삼아 청년들에게 갑질을 일삼고 있다"라며 "내일채움공제가 내일'족쇄'공제로 악용되고 있는데, 노동자는 공제계약이 해지되지 않을까 염려하며 갑질을 견딜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악용을 막기 위해 내일채움공제 신고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고센터에 신고가 접수되었다는 이유로 사용자가 피해(신고)자에게 대한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Δ지원받는 정부지원금 환수 Δ향후 3년간 정부지원금 신청 제한 Δ상습적이고 심각한 갑질의 경우 명단 공개 등을 추진해 피해자가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다.

임혜인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정부가 익명신고센터를 만들고 내일채움공제를 활용하는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통해 악용사례를 근절시켜야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은주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중도해지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설문조사를 통해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불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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