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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코로나 급행열차 된 ‘추석 대이동’…전국 곳곳이 확산 지뢰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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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사상최다 1000명대 넘나드는 확진자

대구 사흘째 100명대…충북은 외국인 감염 비상


한겨레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으로 폐쇄된 서울 중구 중부시장에 출입을 통제하는 안전선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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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대이동’ 여파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서 전국이 ‘추석 후폭풍’을 겪고 있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유행을 주도하는 데다, 10월 초에는 개천절·한글날 사흘 연휴가 두차례나 있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서울 이틀동안 2150명 확진…수도권 심각


25일 서울에서는 역대 두번째로 많은 92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추석연휴 직후 검사량이 몰려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전날(1222명)보다 294명 줄었지만, 확산세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31일 첫 확진자가 나온 송파구 가락시장 관련해서 27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서울 596명, 전국 697명으로 불어났다. 서울시는 “가락시장 종사자들은 함께 밥을 먹거나 담배를 피워,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충분한 거리두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중구 중부시장과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서도 집단감염 확진자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어떻게 감염됐는지 파악이 안 되는 ‘감염경로 조사 중’은 409명, 지인·가족 등을 통해 일상감염인 ‘기타 확진자 접촉’은 415명으로 집단감염(64명)보다 각각 6∼7배가량 많아 ‘일상 속 확산세’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경기도에서도 24일 역대 최다인 1102명, 25일 931명이 확진돼 이틀 동안 2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졌다. 경기도에서 하루 확진자가 1천명 이상 발생하기는 국내 코로나19 감염이 시작된 지난해 1월20일 이후 처음이다. 25일 감염 사례를 보면, 소규모 연쇄 감염이 절반이 넘는 506명(54.4%)이었고,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확진자도 390명(41.9%)으로 집계됐다. 특히 안산지역 어린이집, 고양지역 운동시설, 안양지역 제조업 등 새로운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인천에서도 24일 하루 최다인 201명에 이어 25일 17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8일부터 감염자가 잇따라 발생한 ‘옹진군 여객선'과 관련해 10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관련 누적 확진자는 모두 94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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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보건소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채취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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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228명…비수도권 ‘외국인’ 비상


대구·경북에서 25일 하루 동안 22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에서만 14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가운데 외국인 지인모임 관련으로 91명이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257명으로 늘어났다. 또 서구 사우나 2곳과 관련해 7명이, 달성군 동전노래방과 관련해서도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는 23일 이후 사흘 연속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경북에서도 이날 85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최근 1주일 동안 모두 296명이 감염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기존 확진자와 접촉 또는 지역 간 이동에 따른 전파가 주요 감염경로로 추정된다. 추석연휴 기간 다른 지역을 방문했거나, 타지역에서 온 가족·지인과 만난 뒤 의심 증상이 있을 때는 바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7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경남은 주로 김해·창원시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김해에 있는 외국인 음식점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음식점에서는 지난 23일 4명 확진을 시작으로 24~25일 각각 14명, 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23~24일 120명이 확진된 충북에서는 25일에도 5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가운데 외국인이 23명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이에 충북도는 노동자 신규 채용 때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를 반드시 확인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오는 29일부터 발효되는 이 행정명령의 적용 대상은 지역 기업체와 농업·축산·건설·건축 현장 등이다. 이 행정명령을 위반하면 벌금·과태료가 부과되고 구상금 청구가 이뤄질 수 있다. 충북에서는 추석 연휴 직후인 23∼24일 모두 12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추석연휴 이후 이주노동자들이 대거 검사를 받으면서 ‘숨은 확진자’가 드러나는 것 같다. 추석연휴 여파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음 주까지 이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대전에서는 25일 5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대전지역 주말 확진자가 50명을 넘긴 것은 지난달 1일 64명 이후 55일 만이다. 앞서 추석 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한 첫날인 23일에는 71명이 확진됐고, 24일에도 8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추석 연휴 후 확진자는 대부분 가족·친인척·지인 간 접촉으로 감염됐다. 일부는 가족이 경기·충남 등 다른 시·도에서 먼저 양성 판정을 받자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경우다. 방역 당국은 추석 연휴 기간 이들 사이 접촉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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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광장 앞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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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친인척·지인 접촉…‘일상 속 확산세’


호남과 제주지역도 추석연휴 이동량 증가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 25일 코로나19 확진자는 광주 40명, 전남 25명, 전북 16명, 제주 7명이다.

광주 광산구 외국인 검사와 제조업체 관련 각 4명, 광산구 물류센터 관련 2명, 외국인 고용사업장과 서구 유흥시설 관련 1명씩 등 기존 감염원에서 확진자가 지속해서 발생했다. 전남에서도 수도권 지역 등 타 시·도 확진자의 접촉자가 13명에 이르렀고, 지역 내 기존 확진자 접촉 관련 8명으로 나타났다. 4명은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다.

전북지역에서는 24일 35명, 25일 16명이 신규 확진됐다. 외국인 모임, 대안학교 관련, 추석 연휴 타 시·도를 방문하거나 고향을 방문한 확진자와의 접촉 등으로 산발적인 감염이 계속됐다.

추석연휴 기간 관광객과 귀성객 등 25만여명이 찾은 제주지역도 연휴 이후 23일 14명, 24일 15명 등 두자릿수 확진자가 나와 비상이다. 25일 확진된 7명 가운데 4명은 타 시·도 확진자의 접촉 및 방문, 입도객이며, 1명은 해외입국자, 2명은 유증상자이다.

강원도에서는 추석연휴 이후 40명대 이상 확진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43명, 24일 57명에 이어 25일엔 47명이 확진됐다. 지역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자 속초시는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거리두기 수준을 4단계로 올렸다. 속초에서는 일부 유흥업소와 식당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삼척시도 이날부터 거리두기를 3단계로 방역 수준을 높였다.

강원도방역당국 관계자는 “긴 추석 연휴로 인한 많은 인구 접촉과 전파력 높은 델타변이 확산 등의 영향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 가족간 소규모, 산발적 감염이 주로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1~2주 동안 확진자가 많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수혁 신동명 허호준 박경만 김양진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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