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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영점' 잡은 한승혁, KIA 선발진 개편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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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KIA 타이거즈 우완 투수 한승혁이 좋은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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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우완 투수 한승혁(28)이 고질적인 약점을 지우고 있다. 선발진 개편을 노리고 있는 KIA에 단비가 내렸다.

한승혁은 지난 23일 광주 두산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이전 7경기에서 팀 타율 0.313를 기록하며 뜨거웠던 두산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투구 내용이 좋아지고 있다. 오프너로 나선 12일 광주 NC전에서는 3⅔이닝 5피안타 4실점, 17일 대구 삼성전은 4⅔이닝 6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와 이닝 소화가 늘어났고, 위기관리 능력도 향상됐다. 약점으로 평가되는 제구력도 나아지고 있다. 볼넷이 줄었다. 선발 등판한 3경기(13⅓이닝)에서 3볼넷만 기록했다. 한 경기에 2개 이상 내준 등판도 없었다.

한승혁은 시속 150㎞대 후반까지 찍히는 강속구를 뿌린다. 하지만 늘 불안한 제구력에 발목 잡혔다. '공만 빠른 투수'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했고, 선발과 불펜 모두 정착하지 못했다. 커리어 경기당(9이닝 기준) 볼넷 허용은 5.53개.

한승혁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2018시즌, 포심 패스트볼 구사율이 54.7%에 이르렀다.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다 보니 구위로 윽박지르는 투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제구가 흔들리면 여지없이 무너졌다.

하지만 올 시즌은 강속구에 의존하지 않고 있다. 포심 구사율을 43.2%까지 낮췄다. 구속보다 제구력에 집중하려는 모습이 엿보였다. 23일 두산전에서는 총 투구 수 82개 중 포심 패스트볼 22개, 포크볼 21개, 슬라이더 19개를 구사했다.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안에서 형성되다 보니, 포크볼의 위력도 배가됐다. 포크볼을 결정구로 삼진 4개를 잡아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잘 잡아냈고, 모든 구종의 제구력이 괜찮다"며 한승혁의 투구를 칭찬했다.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준 상태에서 3경기 연속 '1볼넷 이하 투구'를 해냈다. 영점을 잡은 한승혁의 레이스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KIA는 25일 기준으로 8위 롯데에 6.5경기 차 뒤진 9위다. 올림픽 휴식기 전·후로 잠시 반등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일한 위안은 탄력이 붙고 있는 선발진 개편이다. 김현수, 윤중현 등 올 시즌 선발 기회를 얻은 투수들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2시즌을 대비해 영입한 '육성형' 외국인 투수 보 다카하시는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25일 SSG전에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빼어난 투구를 보여줬다. 우완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 '신인왕 1순위' 후보 이의리는 이미 자리를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승혁까지 선발 경쟁에 가세했다. 기회도 충분히 주어진다. 이의리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규리그 남은 일정은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그가 제구력이 향상된 모습을 이어간다면 KIA 토종 선발진의 경쟁력도 향상될 전망이다.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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