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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4000명' 빨간불에도 총리의 '일상회복 마이웨이'…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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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주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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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1.9.2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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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확진자 '4000명' 경고등이 들어온 가운데 국무총리가 10월 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전환이 가능하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확진자 급증세가 뚜렷한 현 시점에 방역 관리가 위드코로나 전환 논의보다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추석연휴 후폭풍이 더욱 커질 수 있는 다음주 상황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당장 다음 달 3일 예정된 거리두기 재조정 여부도 불투명하다. 다음 달 초·중순 개천절과 한글날 대체공휴일 황금연휴까지 이어져 이동량 급증에 따른 추가 확산도 우려된다. 10월 말 '단계적 일상회복' 여부를 검토하기 까지 넘어야 할 허들이 곳곳에 남은 셈. 이 허들을 넘지 못하면 위드코로나 전환 시점은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4000명 경고등 나왔는데…총리, 10월말 '위드코로나' 전환 재확인

김부겸 국무총리는 26일 방송된 지역민영방송협회 특별대담에서 "10월 말이 되면 전 국민 70%가 접종을 완료할 것"이라며 "다음 단계로 방역 뿐 아니라 일상이 회복되는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정부가 수차례 언급한 10월 말 위드코로나 전환 계획을 재확인 한 것. 김 총리는 "1년 8개월째 협조를 해주는 국민들께 언제까지나 참아달라고 요청하기가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일간 신규확진자 수가 3000명을 넘어선 직후 나왔다. 25일 신규확진자 수는 3273명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 상륙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총리가 10월말 위드코로나 계획을 재확인한 이날 2771명 집계됐다. 확진자 수는 소폭 줄었지만, 이는 주말을 맞아 검사 건수가 25일 22만7874건에서 16만4278건으로 줄어든데 다른 일시적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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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방역당국과 의료계에서는 추석 연휴 전부터 우려한 일이 현실화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연휴 후 확진 급증 위험은 방역당국과 의료계 전반에서 제기됐다. 장기간 거리두기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데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두 배 이상 강한 델타변이가 사실상 감염의 100%를 차지한 상태에서 추석 연휴기간 이동량까지 늘어나면 확산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5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확진자가 급증한 이유는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 유행이 지속되고, 추석 전후에 인구 이동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4차 유행이 시작된 시기 이전보다 훨씬 증가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주 확진자 수는 4000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잠복기가 평균 5~7일 인 점을 감안하면 연휴 기간 감염자들의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 검진소를 방문해 검진을 하는 시점은 다음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증상 감염이 많은 델타 변이 특성 상, 감염 후 검진까지 기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추석 때 많이 움직였다면 다음 주 목요일 부터 토요일에 숫자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먼저 '방역허들' 넘어야…섣부른 위드코로나 전환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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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뉴스1) 정진욱 기자 = 26일 오전 경기 부천시 종합운동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771명 발생했다. 전날 3273명으로 역대 최다 확진자가 발생한데 이어 하루만에 두 번째 규모를 기록한 것이다. 82일째 네 자릿 수를 이어간 가운데, 누적 감염자는 30만명을 넘었다. 2021.9.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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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감안하면 다음주 일요일(10월 3일) 종료되는 현행 거리두기 단계가 어떻게 조정될지 여부도 불투명하는 것이 방역당국 입장이다. 다음주 확진자 수가 더 불어나 환자를 치료할 병상 등 여력이 충분치 못하면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인 현재 거리두기 수위를 위드코로나를 겨냥해 낮추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다음주 상황을 넘긴다 해도 '방역 허들'은 또 있다. 다음 달 초에는 개천절과 한글날 대체공휴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예정돼 있어 추석 못지않게 이동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다음달 3일 위드코로나 전환 대비 차원에서 거리두기 수위를 낮출 경우 확산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는 셈이다. 이미 추석 연휴기간 가정 내 모임 인원을 최대 8명으로 늘리는 등 방역수위를 낮춘 특별 방역대책 가동 탓에 연휴 후 확진자 수 급증을 경험한 상태다.

때문에 총리의 10월 말 위드코로나 전환 재확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방역당국에서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 청장은 "(위드코로나 전환은)다음 주까지의 유행 상황, 확진자의 발생 규모 그리고 또 의료대응체계가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지, 이런 요인들을 보고 판단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도 섣부른 위드코로나 전환을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방역 정책이나 시스템이 실제 현장에서 안 먹히는 상황에서 위드코로나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며 "자의 반 타의 반 위드 코로나를 받아들이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신규 확진자는 당분간 더 많이 나올 것 같다"며 "지금은 (위드 코로나보다) 방역에 더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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