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쿼드 첫 대면 정상회의 개최…오커스 출범과 더불어 ‘대중국 포위망’ 강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등 쿼드 회원국 정상들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첫 대면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호주, 인도, 일본 4개국의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들이 24일(현지시간)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안보협의체라는 평가를 받는 쿼드는 이번 대면 정상회의를 통해 협력의 폭과 깊이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회의를 진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6개월 전 (화상 회의로) 만났을 때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위한 공동의 긍정적 아젠다를 진전시키기 위해 구체적인 약속을 했다”면서 “오늘 나는 훌륭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음을 말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우리는 강압으로부터 항상 자유롭고자 하는 지역, 모든 나라들의 주권이 보호받는 지역, 그리고 분쟁들이 국제법에 따라 평화롭게 해결되는 지역인 인도·태평양을 위해 이 자리에 함께 모였다”고 말했다.

쿼드 정상들은 지난 3월 회상 정상회의에서 약속했던 코로나 19 백신 협력, 기후변화 대응, 반도체 등 공급망 강화 등의 성과를 점검했다. 이에 더해 우주, 5세대(5G) 통신망, 사이버 위협 대처, 인프라, 인적 교류 등을 협력 분야에 새롭게 추가했다.

쿼드 정상들은 공개 회의 석상이나 공동성명에서 중국이나 베이징을 직접 거명하지 않았지만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이라는 모토 아래 협력을 강조하면서 중국에 대한 견제구를 던졌다.

예를 들어 쿼드 정상들은 회의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강압에 흔들림 없는 자유롭고 열려 있으며 규칙에 기초한 질서 촉진에 전념한다”면서 “이는 인도·태평양과 그 너머의 안보와 평화를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쿼드가 역내 평화와 안전, 안보, 번영의 힘이라면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유엔해양법협약 등 국제법 준수를 계속 옹호하겠다고 했다. 동중국해·남중국해에서 인근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쿼드 정상들은 총 12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저소득 국가 등에 기부하기로 약속하며 중국과의 백신 외교전을 강화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자국에서 생산된 백신의 해외 공급을 중단했던 인도도 다음달부터 해외 공급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쿼드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에 맞서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강조한 개도국에 대한 인프라 건설 지원 정책에도 적극 동참키로 했다.

정상들은 기후변화 모니터링, 재난 대처, 해양 자원의 지속가능한 사용 등 평화적 목적의 위성 데이터 공유를 포함한 우주 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했다. 각국에서 과학·기술 분야 장학생을 100명씩 뽑아 교육을 지원하는 ‘쿼드 펠로우십’을 출범시키는 등 인적 교류를 확대키로 했다.

쿼드 정상들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에 유엔 의무를 준수하고 도발을 삼갈 것을 촉구한다”면서 “북한이 실질적인 대화에 관여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고, 일본인 납북자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 필요성도 확인했다.

미국은 지난 주 호주에 대한 핵추진 잠수함 보유 지원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영국·호주와의 새 군사 동맹 ‘오커스(AUKUS)’를 발족시킨 데 이어 쿼드 회원국 정상들의 첫 대면회의까지 진행하면서 대중국 포위망을 더욱 높고 촘촘하게 구축했다. 쿼드 회원국들은 저마다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 등으로 인해 중국 압박 강도와 방식에 대해 온도차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쿼드는 바이든 정부의 적극적인 주도 아래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해당 지역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장을 차단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모양새다.

탄비 마단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에 오커스 출범과 쿼드 정상회의는 나란히 등장하는 반중국 블록의 윤곽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커스가 좀 더 진지한 군사동맹이라면 쿼드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선택을 강요받기를 거부하는 국가들이 많은 동남아 지역에 대한 백신 공급 확대 등을 통해 소프트파워를 키우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 [뉴스레터] 식생활 정보, 끼니로그에서 받아보세요!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