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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연합시론] 대확산 위기 맞은 코로나 사태…앞으로 한 달이 고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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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폭증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6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2천771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국내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가장 많은 전날의 3천273명보다는 줄었으나 토요일 기준으로는 기존 최다 기록이었던 지난주의 1천909명보다 무려 862명이나 늘었다. 누적 확진자는 30만 명을 넘어섰다. 10만 명을 넘는 데는 1년 2개월, 20만 명은 4개월여가 걸렸는데 30만 명은 불과 55일 만에 도달했다. 확산 속도가 그만큼 빨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추석 연휴 이후 귀성이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수도권 주민의 진단 검사가 늘면서 확진자가 덩달아 증가한 측면도 없지 않으나 3천 명대 확진은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 사태가 점차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무색하게 한다. 문제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우려처럼 일일 확진자 수가 3천 명대에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인구 이동 증가로 지난 7월 초 이후 석 달째 이어지는 4차 대유행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할 공산도 크다.

바이러스의 잠복기를 고려할 때 추석 연휴의 영향은 향후 1~2주 사이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음 달 초에는 각각 사흘씩인 개천절과 한글날 연휴까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추석의 여파가 채 진정되기도 전에 다시 이동량이 증가해 유행의 전국화가 가속할 경우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확진자가 증가해도 백신 효과로 위·중증 환자의 숫자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고 병상 등 의료 대응 능력도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하나 3천 명이 넘는 확진이 계속되면 방역과 의료 자원이 급속히 소진해 코로나 대응 체계 전반이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 뻔하다. '위드(with) 코로나'에 대한 희망이 더욱 멀어지면서 벼랑 끝에 몰린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고통도 커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전국 곳곳에서 집단 감염이 속출하는 가운데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 경로 조사 중' 환자의 비율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해 이제 40%에 육박하고 있다. 한 사람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보여주는 감염 재생산지수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방역 당국의 비상한 각오와 단호한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 계획대로 다음 달 말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하려면 무엇보다 숨어 있는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 확산을 선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확진자 증가 추이, 잇따른 연휴, 백신 접종 진행 상황 등을 종합해볼 때 앞으로 한 달이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다가오는 겨울에 5차 유행이 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지만, 백신 보급이 더욱 확대되고 치료제까지 나온다면 지금보다는 여건이 한결 나을 것이다. 백신 접종의 경우 1차 접종률이 전체 인구의 70%는 넘었고 접종 완료율도 45%에 근접할 정도로 성과를 보이고 있으나 최근 확진자의 대부분이 미접종자나 1차만 접종한 사람들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접종 완료 후 감염되는 소위 '돌파 감염'의 경우에도 중증화율이나 사망률은 70% 이상 줄어든다. 이런 점에서 현재로서는 백신 접종이 가장 효과적인 코로나19 대응 수단이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방역 당국은 지난 18일부터 600만 명에 이르는 미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예약을 받고 있는데 예약률이 3%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미접종자들도 자신의 건강과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백신 접종에 나서주길 바란다. 연말쯤에는 미국 등에서 먹는 치료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관련 당국은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데에도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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