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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전자발찌'…영웅 된 멍완저우의 中 귀국 풍경 "내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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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중국 관영매체들 "미국 상대로 한 외교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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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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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검찰에 기소돼 캐나다에서 가택연금에 처했던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25일 밤 대대적인 환대 속에 고국 땅을 밟았다. 중국은 멍 부회장의 귀국이 미국을 상대로 한 중국 외교의 승리라고 자평하며 치적 홍보에 나섰다.

중국 중앙(CC)TV 등에 따르면 멍 부회장은 이날 밤 9시50분쯤(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마련한 캐나다발 에어차이나 전세기 편으로 선전 바오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선전은 화웨이 본사가 위치한 곳이다.

멍 부회장은 이날 오성홍기(중국 국기)를 연상케 하는 붉은색 원피스를 입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등장했다. 그는 마치 국빈 방문한 외국 정상처럼 붉은 카펫이 깔린 트랩(이동식 계단)을 밟고 전세기에서 내렸고, 국기를 흔드는 수백 명의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시민들에 손에는 '집으로 돌아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도 들려있었다. 전신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은 그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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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선전 바오안 공항에 도착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환영 인파에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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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부회장은 공항 활주로에 모인 취재진 앞에 서 '애국 발언'을 쏟아냈다. 멍 부회장은 "조국이여 내가 돌아왔다"며 "위대한 조국과 인민, 당과 정부의 관심에 감사드린다. 평범한 중국 국민으로서 3년간 이국타향에 머물며 매 순간 당과 조국, 인민의 관심과 보살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이 한 국민의 안위에 관심을 가져준 것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면서 "지난 3년을 돌아보며 나는 개인과 기업, 국가의 운명이 긴밀히 연결됐음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은 우리의 가장 강력한 방패"라며 "조국이 발전하고 창성해야 기업도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국민도 행복하고 안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는 멍 부회장 입국 5~6시간 전부터 공항 상황을 생중계했다. 중국 주요 소셜미디어(SNS)인 웨이보 등에는 이날 온종일 멍 부회장 관련 키워드가 주요 검색어 목록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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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선전 바오안 국제공항에서 중국 시민들이 멍 부회장의 귀국을 기다리며 오성홍기를 흔들고 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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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부회장이 이 같은 환대를 받는 것은 중국 내에서 그가 무고한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어서다. 멍 부회장의 기소 및 체포, 가택연금 등의 조치가 미국의 대중 압박 정책의 일환이었다는 것이다. 중국 외교부는 화춘잉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멍완저우 사건에 대한 중국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면서 "사실이 입증하다시피 이번 사건은 중국 국민에 대한 정치적 박해 사건이며, 중국 첨단기술 기업을 억압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은 멍 부회장의 귀국을 '중국 외교의 승리'라고 대서특필하며 정부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CCTV는 "멍 부회장의 귀국은 중국 공산당이 말한 것은 지킨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미국 패권에 반대하는 중국 인민들의 위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멍 부회장의 석방은 중국 정부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시나닷컴은 "중국 외교가 미국을 상대로 거둔 하나의 승리"라고 평했다.

반면 중국 정부와 현지 언론은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수감됐던 캐나다 국적 대북 사업과 마이클 스페이버와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의 석방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과 캐나다의 '인질 맞교환' 방식으로 멍 부회장이 풀려났다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그를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관련 언급을 피하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의 딸인 멍 부회장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법 위반 등의 혐의로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체포됐다. 미국 검찰에 기소된 그는 미국 송환 논란 속에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 법무부와 기소 연기에 합의하면서 2년 9개월 만에 석방됐다. 스페이버와 코브릭은 멍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지 9일 만에 중국 당국에 붙잡혔고, 이번에 멍 부회장이 석방되자 곧이어 풀려났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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