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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멍완저우 '영웅대접' 받으며 귀국... "미·중 갈등 완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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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완저우 환영 인파 속 귀국..."당과 조국에 감사"

환구시보 "중국의 국가적 역량이 만들어낸 결과"

미·중 관계 개선 돌파구 된다는 평가 나와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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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의 상징이었던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이 2년 9개월 만에 석방돼 귀국했다. 중국 매체들은 일제히 그의 귀국을 ‘중국의 외교적 승리’로 평가하면서 한편으론 고조된 미·중 갈등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국이여 제가 돌아왔습니다”… 영웅 대접 받은 멍완저우

26일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멍 부회장은 전날 밤 중국 정부가 마련한 캐나다발 에어차이나 전세기를 타고 고향인 선전에 도착했다.

중국은 멍 부회장 귀국 전부터 들썩였다. 주요 포털사이트인 바이두는 멍 부회장 입국 5시간 전부터 그가 도착하는 선전 바오안 국제공항의 상황을 생중계했고, 소셜미디어 주요 검색어 목록에는 이날 하루 종일 멍완저우와 관련된 내용이 올랐다.

공항에는 ‘멍완저우 여사의 귀국을 환영한다’, ‘조국만세’ 등의 현수막과 중국 국기를 든 수십 명의 인파가 몰렸다. 한껏 고조된 목소리로 그의 환영을 외치는 이들도 있었다.

멍 부회장은 붉은색 원피스 차림으로 전세기에서 내렸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그는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었고, 시민과 취재진 앞에서 성명을 낭독했다.

성명에서 멍 부회장은 “조국이여 내가 돌아왔다”며 “위대한 조국과 인민, 당과 정부의 관심에 감사하다”며 “지난 3년을 돌아보며 나는 각 개인과 기업, 국가의 운명이 실제로 연결돼 있음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모든 국민의 안전을 걱정하고 자신의 상황도 헤아려줘 깊은 감동을 받았다면서 “조국이 발전하고 창성해야 기업도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국민도 안전할 수 있음을 분명히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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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선전 바오안 공항에 몰린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환영 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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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언론, 중국 외교의 승리 평가... 캐나다인 2명 석방은 다루지 않아

중국 매체들은 멍 부회장의 귀국을 영웅의 귀환으로 묘사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5일 사평을 통해 “멍 부회장의 체포는 1000일 넘게 이어지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중국의 국가적 존엄을 지켜냈다”며 “멍 부회장의 무죄가 입증되고, 화웨이가 벌금이나 처벌을 받지 않은 것은 정의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환구시보는 멍완저우 부회장의 석방은 중국의 국가적 역량이 만들어낸 결과이며, 나라가 강해서 만들어낸 결과라고 전했다.

중국 CCTV는 관련 보도에서 멍완저우를 ‘여사’로 칭하고 멍 부회장이 풀려난 데는 “중국 정부의 부단한 노력이 컸다”며 “중국 외교가 미국을 상대로 거둔 하나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멍완저우 사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면서 “한 중국 국민에 대한 정치적 박해이고, 중국의 하이테크 기업을 탄압하려는 목적임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 정부와 현지 매체들은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수감됐던 캐나다 국적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와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의 석방 및 귀국 사실은 다루지 않았다. 캐나다와 중국이 이들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각각 석방했으나, ‘미국의 탄압’이라는 정치적 주장에 근거한 멍 부회장의 석방 사실만 강조했다.

◆미·중 갈등 돌파구 전망도...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큰 개선 움직임"

그러면서도 중국 관영 언론은 멍 부회장의 석방이 한껏 고조된 미·중 갈등 국면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환구시보는 멍 부회장 석방을 다룬 사평에서 “멍 부회장의 석방이 3년 전 시작된 중·미 갈등을 반전시킬 수 있길 바란다”며 “중·미 관계의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 싱크탱크 세계화센터의 왕후이야오 주임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멍 부회장의 석방에 대해 “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매우 중요한 움직임”이라며 “향후 양국이 기후 변화나 관세와 관련한 협력을 분명히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역시 중국을 향한 미국의 맹공격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가장 큰 움직임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교수는 “양측의 갈등이 더 이상 고조되지 않는다는 신호긴 하지만 갈등이 완화할 것 같진 않다”며 “미·중 갈등은 꽤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창업자의 딸인 멍 부회장은 대이란 제재법 위반 등 혐의로 미국 검찰에 기소돼 캐나다에서 가택 연금 상태에 있다가 이날 미 법무부와 기소 연기에 합의하면서 풀려났다. 그는 2018년 12월 캐나다에서 미국의 요청을 받은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뒤 미 검찰에 의해 기소됐으며, 캐나다에서 가택 연금 상태로 미국으로의 신병 인도 재판을 받아왔다.

곽예지 기자 yeji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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