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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얼마나 극비이길래… 軍 공개 ‘현무-4’ 영상은 다른 미사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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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지난 15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과 함께 처음으로 공개한 고위력 탄도미사일, 이른바 ‘현무-4′ 미사일 영상은 현무-4 가 아닌 다른 미사일 영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보안 유지를 위해 현무-4가 아닌 현무-2 탄두강화형 미사일(탄두중량 2t) 영상을 공개했다는 것이다. 실제 현무-4는 문재인 대통령도 “세계 최고 수준의 탄두중량을 가진 미사일”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무게 4~5t 이상의 탄두를 단 ‘괴물 미사일’이다.

◇ “현무-4 미사일 형상은 북한과 주변국에 알려져서는 안될 극비 사안”

정부 소식통은 26일 “지난 15일 공개된 고위력 미사일 영상은 현무-4가 아니라 2t 짜리 탄두를 단 현무-2 개량형 미사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군 수뇌부 등이 참관한 가운데 충남 안흥시험장에서 실제 현무-4 미사일을 발사해 해상의 가상 목표물에 명중하는 데 성공했지만, 언론에는 종전에 비공개로 실시했던 현무-2 개량형 미사일 발사 및 표적 명중 영상을 공개했다는 것이다.

군 당국이 ‘가짜 현무-4′ 영상을 공개한 것은 현무-4 미사일 형상이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도 알려져서는 안될 극비 사안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공개된 영상에서 고위력 미사일은 골프에서 홀인원을 하듯 표적 한가운데에 정확히 탄착한 뒤 지하 깊숙이 들어가 폭발, 강력한 지하관통 파괴 능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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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지난 9월 15일 공개한 고위력 탄도미사일 명중 장면. 골프에서 홀인원하듯 표적 한가운데에 정확히 명중해 강력한 지하 관통 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미사일은 실제 현무-4가 아니라 현무-4보다 탄두중량이 훨씬 작은 2t급 현무-2 미사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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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을 개발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현무-4′라는 표현은 쓰지 않은 채 “탄두 중량을 획기적으로 증대한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에도 성공했다”며 “이번에 개발된 미사일은 콘크리트 건물 및 지하갱도 타격도 가능한 것으로, 주요 표적을 정확하고 강력히 타격하여 무력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무-4, 350km 날아가 3m의 정확도로 제주 인근 해역에 탄착

실제 현무-4 미사일은 이날 공개된 미사일보다 훨씬 큰 탄두와 위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현무-4는 사거리 300㎞일 경우 4~5t 이상의 탄두를 달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일각에선 지난 15일 공개된 미사일보다 3배 이상의 위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무-4는 엄청나게 무거운 탄두를 단 만큼 형태도 ‘머리’(탄두)가 큰 가분수형이라고 한다. 보통 가분수형은 구조적으로 정상적인 비행이 어려워 정확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5일 시험발사에서 ‘현무-4′ 미사일은 350㎞를 날아가 3m 안팎의 정확도로 제주도 인근 서남해에 탄착(彈着)했다. 당시 태풍이 우리나라에 접근해 강풍이 불고 있었던 상태에서 예상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인 데 대해 참석자들이 놀라워했다고 한다.





미·러·중 등 강대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 단거리 탄도미사일들의 탄두중량은 대개 500㎏~1t 수준이다. 4~5t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사상 세계적으로 유례가 거의 없는 것이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현무-4는 수백~1000개 이상의 자탄을 살포하는 확산탄을 쓸 경우 축구장 200개 이상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

◇현무-4 1발로 금수산태양궁전, 김정은 벙커 등 무력화 가능

고폭탄 탄두를 달 경우 김일성·김정일 부자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평양 류경호텔 등을 단 1발로 파괴할 수 있다. 지하 관통탄 탄두를 달 경우 지하 100m 이하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김정은 벙커’도 무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4는 지난2017년 화성-14·15형 ICBM 등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으로 핵·미사일 위협이 부각되자 우리 군 대량응징보복 전략의 핵심 무기로 본격 개발했다. 그해 한·미 미사일 지침 탄두중량 제한을 철폐키로 한 것도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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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4는 북한이 유사시 핵·미사일로 도발하면 고강도 보복용으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현무-4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북한 수뇌부가 그 위력에 겁을 먹게 해 유사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엄두를 낼 수 없도록 사전 억제를 하는 게 주목적”이라고 말했다.

◇북 KN-23 개량형은 성주 사드 기지, 계룡대 벙커 등 파괴 가능

북한도 지난 3월 ‘북한판 현무-4′로 불리는 KN-23 개량형(탄두중량 2.5t)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우리 현무-4보다 위력은 떨어지지만 종전 북 미사일에 비해선 강력한 파괴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군 당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관계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KN-23 개량형 2.5t 탄두에 수백개 이상의 자탄을 가진 확산탄을 장착할 경우 직경 1㎞ 이상에 달하는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축구장 약 150개에 달하는 크기다. 경북 성주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의 6개 발사대와 지원시설 등은 단 1발로 무력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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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21년 3월 시험발사에 성공한 KN-23 개량형 미사일. 최대 2.5t의 탄두를 탑재해 '북한판 현무-4' 미사일로 불린다. 전술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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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군의 지하 지휘벙커 등을 파괴하기 위해 지하 관통탄두를 장착했을 경우 지하 수십m를 관통해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합참·계룡대 3군본부 지하벙커(지휘통제실) 등은 그다지 지하 깊숙한 곳에 있지 않아 쉽게 무력화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판 현무-4′는 전술핵탄두도 충분히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술핵탄두가 아닌 재래식 탄두를 달더라도 한국군에 골치 아픈 새로운 위협이 등장했다는 지적이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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