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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3개월 만에…서울 6억 이하 아파트 3만채가 사라졌다 [부동산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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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 아파트 ↓ 초고가 아파트 ↑

“아파트값 상향 평준화 진행 중”

가격 상승에 대출규제까지 강화

주택시장 진입 장벽 더 높아질듯

헤럴드경제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성동구 아파트 일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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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6억원 이하 아파트가 불과 3개월 만에 3만채 이상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가격이 뛴 여파다. 반면 15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는 3만채 이상 늘어나며 10채 중 3채 수준까지 확대됐다. 중저가 아파트가 사라지고 초고가 아파트가 늘어나는 서울 아파트시장의 지각변동이 점차 빨라지는 모양새다.

26일 헤럴드경제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서울 아파트 가격대별 분포 현황을 살펴본 결과, 지난 19일 기준 6억원 이하 아파트는 14만5015채로 집계됐다. 3개월 전인 지난 6월 말(17만6186채)보다 3만1171채 줄어든 수치다.

비중으로 보더라도 중저가 아파트의 감소세는 뚜렷하다. 6억원 이하 아파트의 비중은 지난 6월 14.4%에서 이달 11.7%로 2.7%포인트 줄었다. 현 추세대로 라면 연내에는 6억원 이하 아파트가 10채 중 1채도 안 되는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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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초고가 아파트 수는 증가했다.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지난 6월 30만4713채에서 이달 33만4819채로 3만106채 늘었다. 같은 기간 비중은 25.0%에서 27.0%로 2.0%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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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아파트가 줄어든 만큼 비싼 아파트가 늘어난 셈이다. 통상 고가주택의 척도로 여겨지는 9억원을 기준으로 비중 변화를 살펴봐도 비슷하다. 지난 석 달간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아파트의 비중은 27.4%에서 26.3%로 줄었고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아파트의 경우 33.2%에서 35.0%로 늘었다.

이번 분석은 부동산114가 시세를 조사하는 서울 아파트 약 120만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체 대상 가구 수는 9월이 124만1806가구로 6월(122만279가구)보다 1.8% 많다.

전문가들은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울 내 6억원 이하 아파트 소멸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봤다.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적은 고가 아파트값을 밀어 올리는 역할도 했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초고가, 대형, 강남지역보다는 중저가, 중소형, 강북지역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2030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서울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의 상향 평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도 “올해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르긴 했다. 매수세가 몰리면서 ‘키 맞추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라며 “집값이 견고하게 오르는 상황에서 전세 불안 등의 영향이 커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를 살펴보면 노원구, 금천구, 구로구, 도봉구, 강서구, 강북구 등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외곽지역이 상승세를 주도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장기간 지속된 가격 상승과 매물 잠김 현상 등으로 인해 실수요층이 서울 중심에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의 외곽지로, 서울 외곽지에서는 인접한 경기·인천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초과수요가 유입되는 중저가 아파트의 키 맞추기 혹은 갭 메우기 현상이 가을 이사철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주택 수요가 몰리는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에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무주택자의 주택시장 진입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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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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