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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대유행 이미 석 달 가까이 이어져…"감염 규모 더 커질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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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대유행 정점 예측 불허

방역당국·전문가들 "당분간 확진자 증가세 이어질 듯"

세계일보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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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폭증하면서 결국 3천명대까지 치솟았다.

추석 연휴가 끝나기가 무섭게 2천400명대로 급증하며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기록을 세우더니 하루 만에 3천명도 넘어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4차 대유행이 이미 석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 기세가 꺾이기는커녕 갈수록 더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추석 연휴 대규모 인구이동의 여파는 아직 본격화하지 않는 터라 앞으로 감염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 모두 당분간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4차 대유행의 정점은 말 그대로 예측불허다.

정부가 10월 첫째 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내주 발표할 예정이지만 현재 유행 추세를 고려하면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조치의 2주간 재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천273명이다.

전날(2천431명·당초 2천434명에서 정정)보다 842명이나 늘면서 하루 만에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추석 연휴 기간에 검사를 받아야 했거나 검사를 희망했던 사람들이 연휴 직후 한꺼번에 몰리면서 확진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진단검사 후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만 105만6천223명에 달해 확진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급확산세는 정부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정부는 당초 백신 접종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방역 강도가 유지되면 이달 5∼20일께 4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고 서서히 잦아들 것으로 예상했었다.

감염병 전문가들이 하루 3천명대 확진자를 전망하긴 했으나 그 시점은 빨라야 내주였다.

추석 이전부터 누적됐던 감염원이 연휴 대이동과 맞물리면서 폭발적 증가세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초 시작된 4차 대유행은 좀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 7월 7일(1천211명) 이후 81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다.

최근 1주간(19∼25)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1천909명→1천604명→1천729명→1천720명→1천715명→2천431명→3천273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2천54명꼴로 나왔다. 해외유입 확진자를 제외하고 지역발생 확진자만 보면 일평균 2천29명이다.

지역별로는 여전히 수도권 확진자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3천245명 가운데 수도권이 2천512명으로 77.4%, 비수도권이 733명으로 22.6%를 각각 차지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 기간 무증상·경증의 수도권 감염자들이 비수도권으로 이동해 가족·친지 등과의 만남을 통해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높아 비수도권도 시차를 두고 확산세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 확진자까지 증가하면서 전국적 대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의 이동량 증가, 개인 간 접촉빈도 증가, 방역 이완으로 확진자가 늘었다"면서 "내일은 더 늘어나고 지방을 다녀오신 분이 검사를 받게 될 다음 주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해 추가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달 11일부터 전날까지 최근 2주간 방역당국에 신고된 신규 확진자 2만5천773명 가운데 38%인 9천791명의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신규 확진자 10명 중 약 4명꼴이다.

이 비율은 지난해 4월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로, 지역사회 내 '숨은 감염자'가 그만큼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도 확진자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틀간의 급증세는 추석 때 검사를 미뤘던 감염자의 접촉자나 유증상자들이 연휴 직후 검사를 받으면서 나온 현상으로, 연휴 때 만남과 접촉의 영향은 이제부터 나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율이 확실히 높아지기 전까지는 하루 4천명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주에도 확진자는 증가하는 방향일 것"이라며 "거리두기 효과가 감소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인데 백신 접종률은 거리두기 피로감을 보완해 방역을 안정화시키기에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번 4차 대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델타형' 변이는 백신 1차 접종시에는 예방효과가 30%에 불과하고, 접종을 완료해야 70%로 올라간다.

현재 인구 대비 1차 접종률은 73.5%, 접종 완료율은 44.8%다.

정부는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는 10월 말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 즉 이른바 '위드(with) 코로나'로의 점진적 전환을 검토한다는 방침이었으나, 확진자 관리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확진자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전환 시점을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역시 재연장이 불가피하다.

지금의 거리두기는 10월 3일 종료될 예정으로, 정부는 이후 적용할 거리두기 조정안을 내주 발표한다.

엄 교수는 "4차 대유행 이후 거리두기를 4단계로 올렸을 때 예방효과가 35%까지 올라갔다가 지금은 20%로 떨어졌다"면서 "강도를 올려도 협조가 잘되지 않는 상황에서 비수도권을 3단계에서 4단계로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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