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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中 화웨이, 클라우드 주목하며 ‘소프트웨어 회사’로 변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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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중국 상하이의 한 화웨이 매장 앞을 마스크를 쓴 남자가 지나가고 있다. 매장 앞에는 훙멍OS 광고문구가 붙어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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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여전히 (미국 제재로 인해)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웨이는 이제 고사양 칩이 필요 없는 산업으로 가야 한다.”

중국 화웨이 사정을 잘 아는 한 업계 전문가는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가 본격화되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강경 기조가 계속되면서 회사가 생존 갈림길에 놓였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장관은 최근 로이터통신에 “필요한 경우 화웨이에 추가 조치(제재)를 할 수 있다”라는 견해을 밝히기도 했다.

화웨이가 하드웨어 기반의 소비자(B2C) 기업에서 클라우드 중심의 기업용(B2B) 소프트웨어 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는 현지 시각으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화웨이 연례 최대 행사 ‘화웨이 커넥트 2021′에서도 고스란히 확인됐다.

‘디지털 속으로(Dive to Digital)’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 쉬즈쥔(徐直军) 화웨이 순환회장은 클라우드를 인공지능(AI), 네트워크와 함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디지털 기술로 꼽았다. 장핑안(張平安) 화웨이 클라우드 사업부 사장은 “지난 30년 화웨이가 세계를 연결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면, 앞으로 30년은 글로벌 접근성을 향상하기 위한 서비스형 인프라(Infrastructure as a Service·IaaS), 유연한 혁신을 위한 서비스형 기술(Technology as a Service) 등 지능형 미래를 위한 클라우드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서 화웨이는 분산형 클라우드 서비스인 UCS(Ubiquitous Cloud-native Service)를 선보이기도 했다. 화웨이 클라우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UCS는 기업이 물리적 거리, 클라우드 환경 또는 트래픽 제한에 구애받지 않고 기업이 일관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카날리스에 따르면 화웨이의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공공사업을 중심으로 지난 한 해 168%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17.4%로 알리바바(40.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점유율이 20%로 다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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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화웨이 연례 최대 행사 '화웨이 커넥트 2021'에서 쉬즈쥔 순환회장이 기조연설하고 있다. /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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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지난 14일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대신 자체 개발한 훙멍(하모니) OS를 산업에 최초 적용했다고 대대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광산의 디지털 전환, 즉 스마트 광산을 만들기 위해 개발된 광산용 OS를 전격 출시한 것이다. 이를 통해 채굴장비의 비용 대비 효율성 등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다만, 화웨이가 적극적으로 발굴 중인 신규 먹거리가 당장 주력 사업을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화웨이 전체 매출의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통신장비 시장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고급 통신용 반도체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4500만대 수준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7위권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통신장비 사업 역시 전 세계 5세대 이동통신(5G) 투자 본격화 흐름 속에서도 북미·유럽 일부 시장에서 배제되며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환구시보도 전문가를 인용해 “새로운 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이 그간 입은 손실을 메우기는 어렵다”면서 “화웨이가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는 (미국 제재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도체를 연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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