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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우유부단" "대장동 보면 나라 망할듯"···둘로 갈라진 호남[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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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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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분수령 호남 경선 현장의 열기는 타 지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 오후 3시30분부터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앞에는 정오를 지나면서 인파가 급격히 몰려들어 행사 한 시간 전엔 수천 명 수준으로 불어났다. 행사장 입구 좌우로 갈라선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자들과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은 끊임없이 “이재명”과 “이낙연”을 열호했다.

오후 2시15분쯤 이 지사가 탄 차량이 등장하자 그의 지지자들은 “이재명, 이재명”을 연호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은 북을 치며 “화천대유” “화천대유”를 외쳤다. 10분 뒤 이 전 대표가 탄 차량이 행사장에 도착할 때도 응원과 비난에 동시에 터져 나왔다. “조선일보 아웃”이라고 쓰인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나온 이 지사 지지자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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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경선 광주·호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2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앞에서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들이 연호하고 있다. 남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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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면 호남 권리당원(대의원 포함) 20만4014명의 중 광주·전남 지역 13만7823명의 투표 결과가 밝혀진다. 지금까지 네 차례의 지역 순회 경선과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까지 치른 누적 득표에서 이 지사는 53.7%로 1위를, 이 전 대표는 32.46%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행사장 밖에서 만난 광주시민들의 민심도 ‘명·낙대전’의 영향으로 선명하게 엇갈려 있었다. 과반 득표의 기세를 탄 이재명 경기지사를 연호하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대장동 의혹에 이 전 대표로 기운 이들도 여럿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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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민주당 광주·전남 순회경선이 열린 김대중컨벤션센터 앞에서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자들이 '조선일보 아웃' 등이 적힌 피켓을 흔들고 있다. 남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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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 지지자들은 그의 선명성을 장점으로 꼽았다. 송정시장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오성열(61)씨는 “이재명은 대통령이 되면 일을 제대로 할 사람이라고 본다. 우리 같은 서민들을 위한 정책도 많이 한다”며 “반면에 이낙연은 우유부단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장동 건 관련해서는 솔직히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이 누가 있나. 이낙연이 자꾸 얘길하니까 국민의힘도 그걸로 지금 난리지 않나”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상인 이모(61)씨는 “이재명의 기본소득 등 보편복지 정책은 솔직히 공감하지 않지만, 이낙연에다 표를 주긴 어려웠다”며 “과감히 밀어붙일 때가 있어야 하는데 이낙연은 그렇지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얘기할 때부터 민심이 많이 안 좋았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밝힌 40대 강모 씨는 “일찌감치 이재명을 찍었다”며 “개혁성향도 분명하고, 배우자 김혜경 여사도 광주에 왔을 때 한번 봤는데 참 살갑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재명같이 분명한 사람이 대장동을 개발하면서 사익을 챙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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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민주당 광주·전남 경선이 열린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앞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남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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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그의 안정성을 선호했다. 전남 함평에서 농장을 운영한다는 고재춘(82)씨는 “이 전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꺼낼 때 ‘이 사람 안 되겠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면서도 “최근에 대장동 의혹 등에 ‘이재명에게 뭐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정적이고 신중한 이낙연이 대통령감”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상인도 “대장동 의혹 발생 이후 이낙연 지지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송정시장에서 만난 한 남성은 “대장동 관련해선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니 국민의힘에서도 문제 제기를 세게 하지 않겠나”라며 “‘이재명은 불안하다, 이낙연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며칠 사이에 주변에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 50대 여성은 “대장동 의혹을 보면,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정말 나라가 망할 것 같다. 밤에 잠도 안 올 정도”라고 말했다. 권리당원이라 밝힌 30대 이모 씨는 “이 전 대표의 지역 조직이 있어서 꽤 탄탄할 것”이라고 전했다.

격화된 ‘명·낙대전’의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권리당원 이모(55)씨는 “경선이 끝나면 ‘원팀’으로 가야 하는데 후보 당사자들은 그렇게 할 수 있어도 지지자들 사이에선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어서 그렇게 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광주=김효성·남수현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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