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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아니에요" 기안84의 해명, '나혼산'의 진짜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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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MBC <나 혼자 산다> 둘러싼 논란, 진짜 중요한 건

오마이뉴스

▲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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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작가 기안 84가 자신을 둘러싼 방송 내 왕따 논란에 대하여 직접 해명했다. 지난 24일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는 고정 멤버인 기안 84와 전현무, 박나래, 박재정과 '무지개 라이브' 게스트로 배우 온주완 등이 등장했다.

본격적인 에피소드를 앞두고 오프닝에서 전현무가 "지난주 예고편 반응이 추석 보름달처럼 꽉 찼다"며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꺼냈다. 최근 기안84와 전현무를 둘러싼 멤버간 차별-왕따 논란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기안84가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저는 아직도 참 의문인 게 제가 아는 전현무는 참 좋은 사람이다.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사람도 스마트하고 나이스한데 참 욕을 많이 먹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이어 기안84는 "어떻게 얘기해야 되나? 저는 왕따도 아니고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잘 살고 있다"고 단호하게 강조했다.

앞서 <나 혼자 산다>는 8월에 방송된 기안84의 '마감 샤워' 에피소드에서 전현무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단체모임 금지 등을 이유로 불참한 바 있다. 멤버들이 모두 참석하는 줄 알았던 기안84는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이는 급기야 왕따 논란으로 번졌다. 졸지에 <나 혼자 산다> 고정 멤버들 전체가 비난을 받아야했고, 제작진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거센 항의에 결국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런데 지난 17일 <나 혼자 산다> 방송 말미에 등장한 예고편에서는 맏형 전현무가 집으로 회원들을 초대해 바자회를 여는 '무무상회' 편이 예고됐다. 무지개 고정 무지개 회원들은 물론 전현무의 지인들도 방문하여 물건들을 둘러보는 모습이 나왔다.

제작진은 전체 멤버들이 같은 시간대에 한 자리에 모인 것이 아니고 방역수칙을 지켜가면서 인원을 나눠서 촬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똑같은 조건에도 기안84는 안 되고, 전현무는 심지어 실내에서 여러 명이 만나는 바자회 콘텐츠를 열었다는 점에서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기부라는 좋은 의도로 기획된 에피소드임에도 애꿎은 전현무까지 덩달아 비난을 들어야했다. 또한 이는 간신히 잠잠해져가던 왕따 논란을 다시 재점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날 방송에서 기안84의 해명은 자신과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해서 끊이지않자 답답한 심경을 내비친 것이다. 기안84는 "<나 혼자 산다>가 앞으로 잘 갔으면 좋겠다. 피의 혈서라도 써야 되나?"라며 너스레를 떨며 멤버들간의 사이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박나래도 "복숭아 나무 아래서 도원결의라도 하자"며 맞장구를 쳤다. 전현무는 "한날한시에 같이 죽으면 (나이가 많은) 내가 이득"이라는 유쾌한 농담으로 마무리하며 그간의 오해를 불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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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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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방송에서는 온주완의 무지개 라이브에 이어 후반부에 등장한 무무상회 에피소드에서 전현무에 이어 박재정-키-기안84가 차례로 등장했다. 제작진이 밝힌 대로 방역수칙상 모임 인원은 4명을 넘기지 않았다. 출연자들은 시종일관 서로 농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기안84가 오히려 "이렇게 베풀고 사는데 왜 그리 욕만 먹냐"며 전현무를 걱정해주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다. 다음주로 이어지는 무무상회 2탄에서는 이장원, 김지석, 성훈, 화사 등이 순차적으로 등장하는 모습이 예고편으로 공개됐다.

MBC를 대표하는 장수 간판 예능으로 평가받는 <나 혼자 산다>는 최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연예인-유명인들의 싱글라이프를 주제로 한 관찰예능의 선구자로 오랫동안 꾸준한 인기를 누려왔지만, 요즘은 출연자들을 둘러싼 구설수-방송의 진정성과 공감대에 대한 의구심으로, 웃음보다는 불편하다는 지적을 더 많이 듣고 있다.

현재 <나 혼자 산다>가 처해 있는 상황의 본질은 출연 멤버들간 차별과 왕따가 정말로 존재했다기보다는, 언제부터인가 프로그램 자체가 호감도를 잃은 것에 가깝다. 돌이켜보면 최근 <나 혼자 산다>에서 논란에 휩싸였던 것은 대부분 전현무-기안84-박나래-키 등 고정 출연자들이 등장한 에피소드였다. 반면 그나마 반응이 좋았던 에피소드들은 배구선수 김연경-배우 남궁민같이 화제성 있는 게스트들이 출연했을 때였다.

이는 그동안 <나 혼자 산다>를 유지해왔던 '무지개 모임'이라는 요소가 더이상 시청자들의 매력과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 혼자 산다>는 초창기부터 출연자들이 소시민적 싱글라이프를 통하여 겪게되는 다양한 개인사-고민-취미활동 등 일상의 애환을 그려내며 친근하고도 현실적인 에피소드들을 선보였다.

하지만 <나 혼자 산다>는 지난 몇 년간 유명 연예인-셀럽들의 자기 과시와 홍보, 친목질, 인맥자랑 등으로 정체성이 변질되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시가에 수십억에 이르는 고가주택을 과시하거나 명품옷을 자랑하는 연예인들의 일상은, 시청자들과의 정서적 위화감만 커졌다. 현재 무지개 모임 멤버 대부분이 크고작은 구설수에 휘말리며 출연자 개개인에 대한 대중적 이미지와 호감도도 그리 높지않은 데다, 이들이 벌써 몇 년째 같은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추며 '케미스트리' 자체가 식상해진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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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나 혼자 산다>의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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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 혼자 산다>는 둘러싼 논란들에는 물론 오해와 과장도 포함되어있다. 일부 누리꾼들의 편견에 치우친 과도한 여론몰이가 프로그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진 측면이 있다. 하지만 애초에 문제의 원인을 자초한 것은 제작진의 부주의였다.

기안84의 마감샤워 에피소드에서 터진 왕따 의혹이나, 전현무의 무무상회 에피소드를 둘러싼 형평성 논란 사이에는 약 한 달의 기간이 있었고 그사이에 제작진이 조금만 주의깊게 대처했다면 논란을 정리하고 수습할 시간은 충분했다. 특히 멤버간 갈등이나 불화설과 관련된 이슈는 곧 예능 프로그램의 신뢰도 자체에 큰 타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더 신중한 대처가 필요했다.

그럼에도 같은 논란이 또 재발되는 것을 피하지 못하고 결국은 출연자가 직접 나서서 해명해하는 상황까지 초래했다. 제작진이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상황인식이나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출연자들에게도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다. 문제는 기안84나 전현무가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가 '비호감'으로 전락해버린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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