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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온 ‘윤’과 박힌 ‘홍’···국민의힘 ‘원팀’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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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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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과 홍준표 의원이 지난 9월 7일 서울 강서구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행사 시작을 기다리며 대화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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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 같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기세가 꺾이고 있다. 홍준표 의원으로 대표되는 올드보이의 가세는 국민의힘 경선을 혼전 양상으로 만들었다. ‘대세’ 없는 경선은 많은 상처를 남긴다. 승리를 위해 모든 수단이 동원되고 앙금을 남기기 때문이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 제기되는 의혹, 후보의 발언 등은 본선에서 상대에게 공격당할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대통령선거에서 경선 승리는 ‘최종’이 아닌 ‘시작’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과열된 경선은 후보들의 약점만 노출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혼전의 진정한 문제는 후보 개인의 약점 노출 따위가 아니다. 대통령선거에 임하는 국민의힘을 ‘원팀’으로 만들 가능성을 낮춘다는 것, 문제의 본질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국민의힘 경선은 후보 구성부터 태생적 한계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랜 기간 당원이었던 인물들로 경선을 시작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내 지지율 선두권인 윤 전 총장,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 경선을 앞두고 합류했다. 이들이 국민의힘 올드보이들과 단합하기 위해서는 여러 난관을 넘어야 한다. 당장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가 있다. 또 이들이 사실상 문재인 정부에서 수혈된 만큼 ‘정권심판론’을 내세울 경우 자가당착에 빠질 수도 있다. 이는 당의 정체성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사안이다.

국민의힘 경선은 윤 전 총장, 홍 의원 양강 구도로 이제야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이 과연 이 난국을 헤쳐나가 ‘원팀’이 될 수 있을까.

■흔들리는 윤석열, 혼전의 시작

국민의힘은 추석 직전인 지난 9월 15일 대선 후보 1차 예비 경선(컷오프)을 진행했다.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컷오프는 당원 20%, 일반 국민 80%의 비율로 의사가 반영됐다. 후보들은 별도의 상호 토론 없이 정책 발표회와 국민 면접 등에만 참여했다. 그 결과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 후보(가나다순)가 2차 예비 경선에 진출했다. 다만 후보별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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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경선 예비후보들이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황교안,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안상수, 윤석열 후보 /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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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차원에서 후보별 순위를 공개하지 않은 만큼 관심은 컷오프 직후 진행된 여론조사에 쏠렸다. 실제로 지난 9월 16~18일 각종 여론조사가 진행됐고, 추석 연휴동안 발표됐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지난 9월 16일부터 22일까지 등록된 대통령선거 관련 전국 단위 여론조사는 총 5개다. 이중 호감도만을 물어본 조사를 제외하면 4개의 조사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가 발표됐다. 결과적으로 홍 의원이 세 번 1위를 차지했고, 윤 전 총장이 한 번 1위를 차지했다.

지지율 차이가 가장 큰 조사는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조사한 결과다. 홍 의원 30.2%, 윤 전 총장 21.8%로 조사됐다.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의 격차는 8.4%포인트로 이는 오차 범위 밖의 차이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반면 가장 차이가 적은 조사는 TBS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9월 17일부터 1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조사한 결과다. 홍 의원 30.0%, 윤 전 총장 29.5%로 0.5%포인트 차이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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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잇따라 발표된 여론조사결과는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앞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속단하기는 이르다. 여야 후보를 모두 포함해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적합한가’를 묻는 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이 4번 모두 홍 의원을 앞섰다. 이중 2번은 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앞선 전체 1위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애초에 보수·진보 진영을 나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대세는 결국, 여야를 가리지 않고 후보들을 쭉 나열한 상태에서 누가 1등이냐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후보 모두 포함된 조사에서 윤석열과 홍준표의 지지율은 1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난다”며 “이를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와 비교하면 논리적으로 설명도 안 되고, 불필요한 역선택 논란만 만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이 홍 의원에게 가장 크게 뒤진 KBS 여론조사도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정하면 윤 전 총장이 47.2%, 홍 의원이 34.8%로 순위가 바뀐다. 국민의힘 경선은 2차에서 여론조사 70%, 당원투표 30%를 반영하고, 최종 3차에서 여론조사 50%, 당원투표 50%를 반영한다. 당원투표 비중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만큼 여론조사 결과는 해석에 따라 유불리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홍준표의 ‘정체성’ 맹공

여론조사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이다. 반사이익을 홍 의원이 받고 있다는 것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를 종합해보면, 윤 전 총장이 지지율이 하락한 만큼 홍 의원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홍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토론 등에서 윤 전 총장을 공격하는 이유다.

실제로 홍 의원 SNS에는 윤 전 총장을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한 비판을 빠짐없이 찾아볼 수 있다. 윤 전 총장 가족 문제를 두고 “장모가 문제 되면 떼어내고, 부인이 문제 되면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한 요즘이다”거나 검찰총장 시절 진행한 적폐 수사를 두고 “문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한 희대의 정치 수사였다”고 비판하는 식이다.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여권 인사 고발사주 의혹’을 두고는 직접 갈등도 불사한다. 사건 제보자 조성은씨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만난 자리에 홍 의원 캠프 소속 인사가 동석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적극 반박했다. 동석자로 지목된 홍 의원 캠프 관계자 역시 카드 사용 내역 등을 공개하며 해당 의혹을 즉각 부인한 바 있다. 이후 홍 의원은 “자신들이 검찰 재직 시에 한 것으로 의심을 받는 검찰발 정치공작 사건을 탈출하기 위해 당의 공조직을 이용하고, 남의 캠프를 음해한다”며 “윤 후보 캠프에서 허위 정치공작을 한 국회의원 두명과 네거티브 대응팀의 검사 출신 모 변호사를 퇴출하라”며 역공을 가하고 있다.

홍 의원의 비판이 궁극적으로 향하는 지점은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 간의 정체성 차이 문제로 모아진다. 홍 의원은 “굴러온 돌에 늘 상처받던 당이었습니다. 당원 여러분들은 자존심도 없습니까? 아무런 흠 없는 적장자만으로도 충분한데 왜 대선 역사상 가장 흠 많은 사람에게 기웃거리십니까?”라며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 경선에서 나온 정체성 발언들은 향후 ‘원팀’이 되는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윤석열의 박근혜 딜레마, 변수될까

윤 전 총장의 정체성 문제가 극대화될 수 있는 눈에 보이는 뇌관도 있다.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다. 홍 의원은 지난 9월 13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 재판도 정치 재판이고, MB(이 전 대통령) 재판도 정치 재판으로 보기 때문에 두분이 그때까지 사면되지 않는다면 취임 당일이나 그다음 날 사면하겠다”고 말했다. 당내 여론조사 지지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 역시 지난 9월 19일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정권교체를 하자마자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하겠다”고 말하며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이 건넜다고 자신했던 ‘탄핵의 강’을 당내 대선후보들이 서둘러 되돌아가는 형국이다.

반면 윤 전 총장에게 박 전 대통령 문제는 딜레마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은 검찰 재직 시절 박근혜 정부의 적폐 수사에 관여한 바 있다. 이후 공로를 인정받아 검찰총장 자리에까지 올라간 만큼 당시 수사를 부정하기 어렵다. 윤 전 총장은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헌법에 따라 판단해야 할 문제”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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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7월 20일 지병 치료차 서울 성모병원을 방문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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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TV토론 등에서 해당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9월 16일 국민의힘 후보 간 1차 TV토론에서 홍 의원은 “윤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팀장을 하며 구속시킨 공로로 다섯계단을 건너뛰어 서울중앙지검장을 했다”며 “국민의힘에 입당할 때 당원과 국민에게 사과를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당시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했고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 일을 처리했는데 사과를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거부했다.

이를 두고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윤석열 후보가 딜레마 상황에 놓인 만큼 경선 과정에서 이 문제는 계속 중요성을 갖게 될 것”이라며 “공정과 정의를 강점으로 내세운 윤 후보는 자신의 과거 행보를 부정할 수 없다. ‘심정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는 식으로 애매한 입장만 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후보가 명확하게 입장을 밝힐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상대 후보에게 좋은 공격거리가 된다”고 덧붙였다.

후보별 지지층 차이로 해당 문제를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는 세력은 일부 20대를 제외하면 5년 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때부터 그를 지지했던 이른바 국민의힘 ‘집토끼’들이다”며 “반면 윤석열 후보 지지층은 보수 내부의 중도세력과 바람을 타고 넘어온 일부 민주당 지지층이 혼재돼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윤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지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자와 유대감이 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층도 완전히 끌어안지 못하고, 지지층마저 취약한 상황이 박근혜 사면 문제와 맞물리며 집중 공략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팀’은 가능할까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면서 경쟁은 가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선이 끝난 후 패자가 승자를 도울 것이냐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당내 분열은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선에서 패배한 후보의 지지자들이 이탈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민주당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 역시 “결국 당심은 민심을 쫓을 수밖에 없다”며 “야권 내에서도 대세론을 형성하는 사람을 밀어줄 수밖에 없다. 정체성, 지지층의 차이 등은 막판으로 갈수록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기 때문에 뭉칠 수밖에 없다. 흩어지면 끝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주장의 근거는 ‘정권교체’와 ‘후보의 정치적 생명’에 있다. 최창렬 교수는 “국민 사이에 정권교체에 대한 요구가 어떤 후보의 지지율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경선에서 패배했다고 정권교체에 협력하지 않는다면 대선 이후 정치적 입지, 생명 등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준표든 윤석열이든 정치를 이번 대선까지만 하고 끝낼 사람들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반면 협조하는 외양을 갖추는 것 이상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최진봉 교수는 “겉으로야 원팀인 것처럼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홍준표와 윤석열 사이에 신뢰감이 형성될 것이라 보지는 않는다”며 “국민의힘 경선이 후보 토론 등을 시작한 만큼 앞으로 상호 공격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윤석열의 자질 문제를 제기하고, 윤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홍준표를 통한 정권교체를 희망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들 사이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통령이 되는 것 역시 정권교체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덧붙였다.

‘원팀’이 만들어질 수 없는 상황의 문제는 대선이 박빙으로 가는 상황이다. 이 교수는 “이번 대선은 여야 양자구도에서 굉장히 적은 득표율 차이로 승부가 결정될 것 같다”며 “각 당 후보들은 경선 과정에서 경쟁자의 지지자를 얼마나 흡수할지가 중요한데 윤석열과 홍준표가 합치는 1+1은 2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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