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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플래닛' 이러다 한국인 없는 K팝 그룹 탄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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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역차별 논란 야기한 3대 3대 3 투표, 쿼터제 방식의 맹점 노출

오마이뉴스

▲ 지난 24일 방영된 엠넷 '걸스플래닛999'의 한 장면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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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7명 만이 살아남았다. Mnet의 걸그룹 서바이벌 오디션 <걸스플래닛999>(이하 <걸스플래닛>)가 점차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지난 24일 방영된 <걸스플래닛> 제8회에선 두번째 순위 발표식을 통해 총 27명이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첫 방송 이래 단 한번도 시청률 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를 넘지 못한 성적표의 예능이지만 NC소프트의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 기반의 투표 진행 및 해외 방영 등에 힘입어 <걸스플래닛>은 외국 케이팝 팬들로 부턴 뜨거운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이번 두번째 순위 발표에선 우려했던 결과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중국-일본 참가자들의 강세 속에 최상위권 순위에선 한국인 참가자를 찾아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3:3:3 방식 투표... 국내 시청자 불만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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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방영된 엠넷 '걸스플래닛999'의 한 장면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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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순위 결정에서 활용된 투표 방식은 한국(K그룹)-중국(C그룹)-일본(J그룹) 참가자 각 1인씩 총 3인에게 시청자들이 유니버스 앱을 이용해 표를 행사하는 식이었다. 국내 대비 월등히 많은 해외 이용자 숫자를 감안해 각각의 가중치를 부여하고 6~7회 방송을 통해 진행된 '콤비네이션 평가' 승리 팀원에 대해선 가산 점수를 추가로 배정하는 방법이 활용되었다.

3개국 1~8위 참가자 8명씩 총 24명이 먼저 생존하게 되며 추가로 심사위원 선정으로 추가 합격자 각 3명이 '플래닛 패스'라는 이름으로 호명되면 총 27명이 완성되는 것이다. 3년 전 한일 합작으로 진행된 <프로듀스48>과 다르게 참가국별 쿼터제가 시행되면서 두번째 순위 발표식에선 한국 9명, 중국 9명, 일본 9명의 3대 3대 3 비율로 정해졌다. (주: 이날 방송에서 8위로 합격했던 중국 참가자 쉬쯔인은 녹화 이후 건강상 이유로 하차, 다음 라운드 진행은 총 26명으로만 이뤄지게 되었다.)

그런데 각각 획득한 점수를 토대로 이날 방송 후반에 공개된 Top 9 발표에선 다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전체 1~4위까지 모두 중국, 일본인 참가자들이 차지했고 9명 중 한국 연습생은 단 2명만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렇다보니 한국 참가자들보다 중국-일본 참가자들의 합격자 수가 자연스레 훨씬 많아졌고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케이팝 그룹인데 외국인이 훨씬 많은 건 좀 이상한 일 아니냐?"라는 식의 국내 시청자들의 불만은 클 수밖에 없었다.

표가 분산된 한국 vs 중국+일본 상위권 참가자 표 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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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방영된 엠넷 '걸스플래닛999'의 한 장면. 중국인 참가자 션샤오팅, 일본인 참가자 유리나가 각각 중간 순위 1-2위를 차지했다.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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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투표인데 국가별 숫자 차이가 왜 생겼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한국인 참가자들은 중·하위권까지 비교적 고른 득표 분포를 이룬 데 반해 중국과 일본 참가자들은 상위권 출연자가 대량 득표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Top 9 구성을 결정지은 것이다.

가령 K그룹 1위 최유진와 8위 휴닝바히에의 한국 득표수는 17.2만표, 7.4만표 수준으로 약 10만표 가까운 편차를 보인다. 반면 C그룹에선 32.7만표~5.6만표, J그룹은 27.1만표~7.9만표로 편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물론 중간 결과에 불과하고 다음 라운드에선 국가별 안배 없이 투표가 진행되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흐름이 프로그램 최종회까지 이어져 데뷔조가 구성된다면 한국인 멤버 소수 vs. 외국인 멤버 다수의 특이한 케이팝 그룹이 탄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아무리 잘하고 인기가 있더라도 1/3 비율을 넘을 수 없다는 인위적인 국가 안배가 8회까지 이어지다보니 일부에선 "실력있는 한국인 참가자들이 순위 경쟁에서 오히려 역차별을 받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해외 팬 지지는 얻었다지만... 향후 우려되는 국내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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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방영된 엠넷 '걸스플래닛999'의 한 장면 ⓒ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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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걸스플래닛>이 탄생시킬 걸그룹의 성공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점쳐지고 있다. 유니버스 앱 등록 기준으로 무려 167개국에서 투표에 참여할 만큼 해외 케이팝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각종 경연 영상의 유튜브 및 틱톡 누적 조회수도 일찌감치 '억' 단위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과정은 결국 외국인 참가자 중심의 멤버 조합 가능성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되어준다. 기본적으로 중국과 일본 중심의 글로벌 시장 겨냥한 팀 만들기라는 노골적인 Mnet과 CJ ENM의 목표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만약 이대로 하나의 그룹이 완성된다면 자칫 한국 내에서의 미약한 지지 기반 확보라는 역효과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향미원조 옹호' 등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몇몇 중국인 참가자들로 인한 국내 시청자들의 반감은 여전히 존재한다. 반대로 가수들을 비롯한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내 활동은 수년째 발이 묶인 실정이다. 최근에 목격되는 중국 당국의 케이팝 팬덤 규제 움직임 또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자칫 한국 시장도 놓치고 중국 활동도 의도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걸스플래닛>표 케이팝 그룹은 예기치 못한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이는 CJ가 NC와 손잡고 만드는 신인 팀의 향후 전망을 마냥 장미빛으로만 볼 수 없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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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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