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쿼드 첫 대면 정상회의…위성 데이터 공유, 중국 해양진출 감시 논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머니투데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쿼드 회원국 정상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쿼드 첫 대면 정상회의를 가졌다./사진=AFP



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대중국 견제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가 24일(이하 현지시간) 열렸다.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쿼드 회원국 정상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4자 회담을 개최했다.

쿼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안보협의체로, 당초 외교장관급 협의체였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정상급 회의로 격상시켰다. 쿼드 정상이 지난 3월 화상으로 만난 적은 있지만 얼굴을 맞대고 대면 회담을 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각국 정상은 한목소리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표현은 서방 진영이 중국을 견제할 때 사용하는 관용구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6개월 전 만났을 때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한 공동의 긍정적 어젠다를 진전시키기 위해 구체적 약속을 했다"며 "오늘 나는 훌륭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음을 말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소득국과 개발도상국에 코로나19 백신 10억회 접종분 지원을 위한 생산이 제 궤도에 올랐고, 탄소배출 제로를 위한 기후변화 관련 조처가 이뤄지고 있음을 소개했다. 또 각국에서 장학생을 선발해 과학, 기술 등의 석박사 과정을 밟게 하는 '쿼드 펠로우십' 프로그램 출범을 언급했다.

모디 총리는 백신 지원 구상이 인도태평양 국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협력을 다짐했고, 쿼드 협력이 인도태평양의 번영과 평화를 보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모리슨 총리는 전세계에서 인도태평양보다 더 동적인 곳은 없고 극복해야 할 많은 도전도 있다며 전염병 대유행, 기후변화, 기술, 사이버공간, 공급망 등을 협력 의제로 제시했다.

또 인도태평양은 강압이 없고 주권이 존중받으며 분쟁이 국제법에 부합해 평화롭게 해결되는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두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여겨진다.

스가 총리도 이번 회담이 4개국의 강력한 연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공동 비전에 관한 확고한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쿼드 회의에서는 우주 및 사이버 분야 협력도 구체화됐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입수해 이날 보도한 공동성명 및 관련 문서 초안에 따르면 '쿼드는 우주를 포함한 과학(분야)의 리더'라고 규정하고 '그룹 차원의 첫 우주 협력을 시작한다'고 명기돼있다.

이 신문은 우주 분야 협력 안건의 핵심은 위성 데이터 공유라며 기후변화 대책으로 지구관측 위성에서 수집한 영상 등을 4개국이 공유해 기후변화 리스크 분석이나 인도·태평양 지역의 재해 예측 등에 활용하는 것을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인도가 중국을 의식해 안보 분야 협력 강화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여, 정찰위성으로 기능하는 정보수집 위성 데이터는 공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초안은 해양 데이터를 모으고 괴선박 탐지 등의 토대가 될 수 있는 '해양상황파악'(MDA) 능력을 4개국이 강화한다는 방침을 담았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신문은 4개국이 위성 등을 활용해 협력 기반을 다진 뒤 장래에 중국의 해양 진출 감시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초안은 또 '우주공간의 지속적, 안정적 이용을 위한 규범 제정 등 공통 과제에 대응한다"는 문구를 넣어 4개국이 우주 분야에서 국제 규칙 제정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사이버 대책으로는 4개국 고위 당국자 간의 정기 협의체를 창설하고, 공통 안전기준·소프트웨어 공동개발 및 인재 육성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내용을 반영했다.

중요 인프라를 대상으로 한 사이버 방어 분야의 협력 강화도 명시했다.

고속 대용량 통신규격인 '5G'와 관련해선 중국 기업을 겨냥한 표현으로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를 촉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