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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사건‧사고 25시] 정치권 수사에 매몰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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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특혜 의혹 '화천대유' 이르면 이달 말 정식수사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수사…반부패수사대 배당

경찰 VS 오세훈, '선거법 위반' 수사에 갈등 폭발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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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인사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이 봇물을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덩달아 경찰도 정치권발(發) 수사에 매몰된 모양새다.

◆경찰, 이재명 특혜 의혹 '화천대유' 이르면 이달 말 정식수사

경찰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대한 수사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정식수사 전환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2019년 화천대유 자금 흐름 △대주주와 이성문 대표 횡령 및 배임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지난 19일께 자금 흐름 추적을 위해 이성문 대표를 소환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이날 서울경찰청은 추후 정식 수사 전환을 고려해 서울 용산경찰서 수사와 별도로 자금 추적 인력 추가 투입을 결정했다.

경찰은 "대표와 대주주의 횡령·배임 혐의가 발견되면 정식수사로 전환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앞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화천대유와 관련해 수상한 자금 흐름이 발견됐다는 첩보를 받고 사건을 용산경찰서에 배당했다.

금융회사는 1000만원 이상의 현금 거래를 FIU에 보고해야 하는데 FIU는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등 수사·조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해당 기록을 경찰·검찰 등에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시된 감사보고서를 보면 대주주인 A씨는 지난해까지 화천대유에서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473억원을 빌리고도 갚지 않았다.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가 2019년 26억8000만원을 회사에서 빌린 뒤 갚고 2020년 주주·임원·종업원 단기 대여금 명목으로 12억원을 회사에서 빌린 정황도 확인된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함에 따라 늑장 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검찰 역시 분주해지고 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이재명 지사에게 고발당한 국민의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이르면 이번 주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 92만467㎡(약 27만8000평)에 주택 5903가구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올해 상반기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2014년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하면서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민간 사업자가 특수목적법인(성남의뜰)을 공동 설립해 개발하는 방식으로 본격 추진됐다.

화천대유는 성남의뜰이 민간 사업자를 공모한 시기에 설립된 신생 업체다. 얼마 전까지 언론사 간부로 재직한 A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장동 개발 사업 컨소시엄으로 선정된 '성남의 뜰'과 이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 화천대유가 이 지사와 특수 관계에 있어 출자금 대비 1154배에 달하는 막대한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A씨는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 7개월 전인 2014년 7월 기자 자격으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을 인터뷰했다.

A씨는 이재명 지사와 친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터뷰 당시에는 대장동 개발 사업이 어떤 방식으로 될지 결정도 되기 전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간 개발이 아닌 이재명 지사 개발 방식으로 인해 손해를 봤다며 특혜 의혹을 반박했다.

◆'윤석열 고발사주 의혹’ 수사…반부패수사대 배당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재임 시절 대검찰청 간부가 여권 인사 등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고발인 조사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미 ‘뉴스버스’ 발행인 이진동씨를 고발한 권민식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 대표를 불러 조사를 마친 상태다.

고발사주 의혹은 윤석열 총장 시절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준성 검사가 지난해 4월 3일과 4월 8일 김웅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해 여권 인사들을 고발하도록 부추겼다는 것이 골자다.

◆경찰 VS 오세훈, '선거법 위반' 수사에 갈등 폭발

경찰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선거법 위반 수사를 두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오 시장의 선거법 위반 사건은 다음 달 6일 공소시효를 앞두고 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오 시장의 '파이시티 발언'에 대해 "조사할 게 있으면 어떤 형식으로든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달 31일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서울시청 도시계획국을 압수수색했다.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으면 당선무효 또는 당연퇴직이 성립된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4월 오 시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토론회에서 "파이시티 사건은 제 재직시절 서울시 관련 사건은 아니다"라고 발언하면서 촉발됐다.

한 시민단체는 ‘허위 발언’이라며 오 시장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경찰은 넉 달 만에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오 시장과 측근들은 ‘과잉·정치 수사’라며 즉각 반발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하명에 따른 경찰의 기획사정 의혹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경찰이 과거 서울시 시설계획과에서 근무한 공무원을 만나 자신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을 두고 "참고인 조사가 아니면서 공무원을 근무시간 중 불러내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은 형사법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해당 공무원 조사는 절차에 위배된 수사임과 동시에 경찰이 대상자에게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해 형법 제123조 직권남용에도 해당한다"며 법적 조치도 암시했다.

이를 두고 최 청장은 "수사기관이 수사 목적을 위해 판단해 하는 건 일반적인 수사의 원리"라며 "균형감을 가지고 공정하게 하는 것은 수사 신뢰 확보를 위한 기본적인 방향이며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오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선거법의 공소시효는 선거 이후 6개월로 다음 달 6일이다.

김정래 기자 kjl@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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