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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車반도체 반년째 모자른데…"통계 없다"는 깜깜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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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유효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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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윤일지 기자 = 20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3공장에서 우산을 쓴 직원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18일부터 이날까지 울산3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2021.5.20/뉴스1


차량용 반도체 부족사태가 6개월여간 지속되고 있는데도 정부는 여전히 수급상황 통계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현황을 정확히 보여줄 수 있는 통계를 현재 정부는 갖고 있지 않다. 차량용 반도체에는 별도 HS코드 등이 부여되지 않고, 반도체칩 외에 반도체칩이 포함된 부품형태로 수입되는 경우도 많다는 게 이유다.

HS코드란 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에 따라 대외 무역거래 상품을 총괄적으로 분류한 품목분류 코드를 말한다. 관세율 적용에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무역통계, 운송, 보험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HS코드를 부여받지 못했다는 것은 해당 품목을 분류할 수단이 없다는 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를 담당하는 산업부조차도 현대자동차 등 민간의 협조를 받아 현황을 파악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관련 통계가 없어 정확한 파악은 어렵지만 업계의 협조를 받아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차량용반도체 부족 사태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부족 문제는 지난 4월쯤 처음 발생한 후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2분기에는 잘 대응했던 완성차 업체들도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코로나19(COVID-19)가 재확산되며 다시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동남아 지역의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번지면서 공급망이 타격을 받았다"며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공급망 일부를 동남아에 의존하고 있어 (어떤 회사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당초 3분기가 2분기보다 생산차질이 덜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동남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성수기인 4분기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차량용 반도체 수급을 모니터링할 필요성이 커진다. 수급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홍정민 의원은 "전기차 보급과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차량용 반도체 매출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라며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차량용 반도체 관련 구체적인 통계를 마련해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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