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의 ‘등판’에 캠프 참모들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가 모든 공세를 직접 맞받아치며 사안의 주목도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 7월 ‘바지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뒤 네거티브에 대한 직접적 대응을 자제해왔다. 그런 그가 전면에 나서자 모든 시선이 이 지사의 ‘입’에 쏠리고 있다. 최근엔 이 지사가 쓴 일부 표현이 구설에 오르는 일이 발생하자 메시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공약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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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후 지난 14일부터 전날까지 자신의 SNS에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총 16개의 글을 게시하거나 공유했다. 하루에 최소 1개의 글을 올린 셈이다. 해당 의혹에 대한 해명과 야당에 대한 비판 등이 주요 내용인데, 메시지는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이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국힘(국민의힘)의 적반하장 후안무치가 상상 초월” “이래서 ‘국민의 짐’이라고 조롱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최근엔 ‘수박’ 발언으로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 지사는 지난 21일 “공영개발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를 두고 이낙연 전 대표 측이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쓰는 호남 비하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지사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수박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오는 25~26일 호남 경선에 자칫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지사가 전면에 나선 것은 대장동 공세가 추후에도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지사의 대표 슬로건인 ‘공정’의 가치가 흔들릴 경우 이에 따른 타격은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참모진 사이에서는 이 지사가 직접 나서기 보다는 캠프 차원의 대응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자칫 감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대응에 그간 쌓아온 여권 1위 주자로서의 안정적인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지사 캠프는 지난 22일 관련 의혹을 총망라해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정리한 68쪽 분량의 ‘대장동 개발사업 Q&A’를 공개하며 적극 의혹을 해명하고 있다. 또 지난 19일엔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 밖에 ‘개발이익 국민환수제’ 등의 입법 및 추가 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 지사 측 핵심관계자는 “이 지사는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전면에 나서 대장동 의혹을 해명하고 싶어하나, 참모들은 직접 대응의 수위를 높이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전투력’은 이 지사의 강점이긴 하나 경선을 앞두고 메시지를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고 했다.
우려했던 대로 이 지사의 압도적 1위 지위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후 흔들리고 있다. 지난 23일 발표된 광주전남 지역지 무등일보의 제20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대통령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가 40.4%의 지지를 얻으면서 이 지사(38%)를 앞섰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2.4%포인트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해 ARS 자동응답시스템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은 2021년 6월 말 현재 국가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라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응답률은 9%로,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보연 기자(kb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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