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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인터뷰]김우룡 "부산 첫 확진자가 동래…자영업자에게 최대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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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코로나 기록 담은 '백서' 간행…생활치료센터도 구상

"부족한 방역복 대신하려 군부대 판초우의 300벌도 빌려"

[편집자주]코로나19 팬데믹이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치르며 코로나19와의 전쟁을 하고 있지만 아직 그 끝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부산에서는 한때 하루 확진자 100명을 훌쩍 넘기며 거리두기 4단계를 겪기도 했다. 시민 모두가 고통을 감내하며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고 있으며 방역당국은 밤낮을 잊고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집단면역 형성과 일상회복의 간절한 바람과 함께 이러한 노력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2년 가까이 방역 일선에서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슬기롭게 헤쳐 나오고 있는 각 구청장을 만나 방역 애환과 앞으로 위드코로나 시대 구정 계획을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들어본다.

뉴스1

지난 14일 오후 뉴스1 부산경남본부 스튜디오에서 김우룡 동래구청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동래구청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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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백창훈 기자 = "부산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지역이 동래구였죠."

김우룡 동래구청장은 부산지역 구청장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가장 먼저 겪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당시에는 감염병 대응 체계가 시스템화돼 있지 않아 우여곡절도 많았다.

바이러스를 분석한 객관적인 수치나 자료가 없어 방역에 차질을 빚는 한편,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구민에게 검사 안내 메시지를 보내는 것조차 버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백서'까지 제작할 만큼 체계적인 대응 방안을 꾸린 상태다. 백서는 첫 확진자 발생부터 최근까지 2년간의 코로나19 관련한 모든 기록이 담긴 '만물' 그 자체라고 김 구청장은 설명했다. 백서의 부록에는 상황별 대응 매뉴얼도 포함돼 있다.

김 구청장은 동래구가 앞서 역병을 이겨낸 전례가 있는 '부산의 뿌리'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동래부사 출신인 지석영 선조께서 과거 천연두가 퍼졌을 때 종두법으로 많은 이들을 구했다"며 "오늘날 동래도 그 영향을 받아 이 시국을 잘 헤쳐나가고 있지 않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해 3월 대구에서 최초 도입된 '생활치료센터' 병상 형태를 김 구청장은 그보다 일찌감치 구상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관내 온천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을 때 인근 숙박시설을 빌려 검체와 치료를 병행하자고 그는 주장했었다.

김 구청장의 '생활치료센터' 구상은 비록 당시에는 현실화되지는 못했지만,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모범 사례로 꼽혔다.

다음은 김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부산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2년 가까이됐다. 구의 현재 상황은?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에 보던 업무에 더해 몇 가지 업무가 추가됐다. 검체, 역학조사, 자가격리자 관리에 더해 9월6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 완화 이후에는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 다중이용시설 및 취약지에 동 자율방역단·안전관리단을 활용한 방역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 상생지원금 지급도 하고 있다. 며칠 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 대비 업무까지 겹치면서 바람 잘 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구청 관계자들의 불만사항도 꽤 있을 것 같은데?

▶보건소, 도시안전과 등의 부서를 비롯해 일반 직원들도 각종 시설 점검, 자가 격리자 관리 등으로 피로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구에서는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을 위해 올해 그들에게 특별휴가를 부여했다. 보건소에서는 직원들을 상대로 수시로 고충 상담을 벌이고, 순환 근무를 실시해 피로도를 줄이고 있다. 간호 인력만큼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있다. 바로 '자영업자'분들이다. 이분들은 집합금지 행정명령으로 경제적 위기를 어디에다 토로할 데도 없다. 구에서 최대한 지원을 해주려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영업자에 대한 동래구청만의 지원책은?

▶현재 우리 구는 규모 60평 이하 식당을 대상으로 올 연말까지 음식물쓰레기를 무상 수거해주고 있다. 대상 식당만 해도 4000여곳에, 예산도 1억7000여만원이 투입된다. 또 구에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에서 착한 임대료 제도도 시행 중이다. 현재 167개 건물에 238개 업소가 혜택을 받고 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관내 집합금지·제한 업종 소상공인 6300여명에게 부산형 플러스지원금도 지급했다. 자영업자분들에게 언제, 어디서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알리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를 슬기롭게 극복한 사례가 있다면?

▶한창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았을 때는 부족한 방역복을 대신하기 위해 판초우의 300벌을 군부대에서 빌려 13개 동에 배치했다. 방역을 끝낸 판초우의는 말려서 다시 사용하는 식으로 재활용했다. 일반 방역복은 1벌당 7000원 정도인데, 판초우의로 대신 재활용하면서 예산을 아끼는 효과를 거뒀다. 방역을 위해 운영하던 살수차에도 물 대신 지역 기업인 대선주조에서 판매하는 60도의 소주 제조용 주정을 넣어 방역활동을 해왔다. 코로나에 위축된 지역 기업에 활력을 넣어주고 알코올로 관내 도로를 소독하는 등의 일석이조 효과를 거뒀다.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각자 사정이 있는 구민들에게 동등한 방역수칙을 적용해야 했다는 점이다. 한 구민이 부모님 임종을 지키기 위해 해외에서 귀국했다. 검사에서는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확인서 발급이 늦어져 결국 부모님 계신 병원에 출입하지 못했다. 또 사적모임 제한일 때 자영업자들이 같은 일행을 다른 테이블로 각기 받았다가 방역수칙 위반으로 적발되기도 했다. 두 사례 모두 어쩔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었지만 동등한 법의 잣대를 들이대야 했기에 참 난감했다.

-구민에게 한 마디

2년을 몇십 년처럼 달려온 코로나 시국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추석 이후 접종률이 70% 이상 예상돼 일상으로 돌아갈 날이 앞당겨질 거로 생각한다. 우리 동래구는 일제의 수탈에서 이겨낸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는 지역인 만큼 코로나19 역시 잘 이겨낼 거라 생각한다. 구민들께서 생활방역 수칙만 잘 지켜주신다면 저를 비롯한 700여명의 공무원들이 구민 여러분들의 안전을 지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hun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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